'닥공'과 '실리' 포옛이 보여준 운영의 묘수, 이번 시즌 전북이 기대되는 이유 [서울톡톡]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인환 기자] 창과 방패의 기가 막힌 운영.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닥공과 실리의 영리한 병행을 통해 명가를 되살리고 있다.전북 현대는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11라운드 원정 경기서 송민규의 결승골을 앞세워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1라운드 최고 빅매치 '전설 매치'에서 승리를 거둔 전북(승점 24)은 3연승을 달리면서 리그 6경기 무패(5승 1무)로 이날 마찬가지로 안양 FC에 2-1로 승리한 대전 하나 시티즌(승점 26)을 맹추격했다.
거기다 전북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좋은 기록도 지켰다. 전북은 서울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7년 이후로 패배한 적이 없는 기록을 이어가면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은 최근 리그 5경기서 2무 3패로 최악의 흐름으로 강등권 추락까지 우려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
양 팀의 선발 명단에서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하면서 승리를 향한 의지가 보였다. 먼저 서울은 최전방에 조영욱, 강성진-린가드-루카스-황도윤-류재문-최준-야잔-김주성-김진수-강현무를 내세웠다.
전북도 질세라 콤파뇨-송민규-전진우-김진규-강상윤-박진섭-김태현-김영빈-홍정호-김태환-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최근 폼이 좋은 콤파뇨-전진우에 송민규까지 구성된 공격진을 중심으로 계속 공세를 이어기 위한 그림이었다.
전북은 전반 23분 터진 골을 끝까지 지켰다. 서울의 공격을 차단하고 이어진 전북의 역습에서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를 송민규가 헤더로 연결했다. 강현무가 펀칭으로 쳐내려고 했으나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서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날 전북은 2개의 슈팅(1개 유효 슈팅)만을 시도해서 넣은 한 골을 끝까지 지켰다.
이날도 포옛 감독은 빠른 시간에 실리 축구 전술을 택했다. 후반 22분 이날 최고의 폼을 자랑하던 송민규를 빼고 연제운, 김진규 대신 한상운을 투입하면서 사실상 식스백에 가까울 정도로 후방에 선수들을 놔두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전북 이는 지난 3월 30일 안양 FC 원정에서 보여준 포옛 감독의 실리 축구 전술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안양전에서 전북은 A매치 이후 첫 경기에서 공식적 6경기 무승(2무 4패)의 늪을 끊어내면서 1-0 승리를 거뒀다. 당시 후반 31분 전병관 대신 김영빈, 후반 42분 김태현, 강상윤 대신 최우진-홍정호가 들어가면서 파이브백으로 경기를 버텼다. 빠른 선제골을 바탕으로 지키는 것이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북의 '닥공'과는 다른 실리 축구.
당시 유병훈 안양 감독이 "전북이 극단적으로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당시 포옛 감독은 "이렇게 수비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필요가 있어서 했다.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그런 이유였을까.
오히려 안양전보다 더 이른 타이밍에 나선 실리 축구였다. 후반 22분에 더욱 중원과 수비를 강화하면서 전북은 공격보다는 버티기에 나섰다. 상황에 따라서 최전방에 티아고-전진우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박스 근처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힘썼다. 말 그대로 안정적으로 실리를 추구했다.
여기에 골키퍼 송범근도 수차례 눈부신 선방을 보였다. 상대의 공세를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최대한 버티면서 시간을 끄는 모습이었다. 이 선택은 결국 틀리진 않았다. 이 승부수가 통하면서 전북은 끝까지 한 골을 지키면서 3연승을 달렸다.
서울의 홈인 것도 있지만 힘든 일정도 있기 때문. 전북은 오는 6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선두 대전과 1,2위 다툼을 가진다. 거기서 승리한다면 리그 선두로 오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힘든 일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일정을 분배할 필요도 있었다.
앞서 보여준 닥공도 중요하지만 긴 시즌 운영에는 이런 실리 운영도 필수다. 무조건 공격보다는 적당한 방패도 들어 올리는 영리한 운영이 지금의 전북을 만들었다. 포옛 감독은 “선취골 이후 서울이 미친듯 공격을 퍼부었을 것이라고 예상해서 그것에 맞춰 전술을 조정했다. 강상윤의 추가골이 인정됐으면 더 좋았겠지만 끝까지 지켜내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닥공과 실리의 영리한 병행을 통해서 전북은 과거 챔피언의 향기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포옛 감독은 "우리 전북 선수들의 위닝 멘탈리티가 많이 올라왔다. 어려운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에 대한 집중력이나 태도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이 이 축구에 대해 납득하고 그것을 경기장에 잘 풀어낸 것이 아주 주효했다”라고 강조했다.
닥공과 실리의 병행. 포옛 감독의 영리한 묘수 풀이가 챔피언 전북을 살렸다. 살아난 전북이 과연 대전도 잡아삼키면서 선두로 올라설지 기대된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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