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팔라우 일본군 매장지 유골 조사…조선인 수습 가능성도
日, 예산 늘려 2028년 3월까지 발굴…일제강점기 팔라우에 조선인 동원돼
日, 예산 늘려 2028년 3월까지 발굴…일제강점기 팔라우에 조선인 동원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팔라우 펠렐리우섬에서 지난해 확인된 일본군 집단 매장지 조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이 6일 보도했다.
후쿠오카 다카마로 일본 후생노동상은 전날 펠렐리우섬을 방문해 팔라우 측과 옛 일본군 1천여 명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 매장지 유골 발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은 펠렐리우섬을 군사 거점으로 활용했고 1944년 9월 15일 미군이 상륙하면서 2개월간 격전이 벌어졌다. 이 전투로 일본군 약 1만 명이 전사했고, 미군도 1천600∼1천7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1953년 유골 수습단을 펠렐리우섬에 보내 지금까지 약 7천800구의 유골을 찾았다.
이번 조사가 이뤄지는 집단 매장지는 미군이 일본군 사망자를 묻은 곳으로, 그동안 정확한 장소가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기밀 해제된 미군 자료 등을 통해 작년 9월 집단 매장지로 판단되는 곳을 찾아냈다.
아사히는 "미군 자료에 따르면 매장자 수는 1천86명"이라며 2010년 이오토(硫黃島·이오지마)에서 약 2천 명이 묻힌 곳이 확인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펠렐리우섬 유골 수습을 위해 관련 예산을 두 배로 늘려 2028년 3월까지 유골을 발굴할 방침이다.
팔라우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끌려가 희생된 곳이다. 조선인들은 펠렐리우섬에도 배치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1944년 일본 식민통치 기구인 남양청이 팔라우에 끌고 간 조선인 노무자 334명 중 151명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12년 밝혔다.
팔라우, 사이판, 필리핀 등지에는 발굴되지 않은 조선인 군인·군무원 유골이 적지 않다는 견해가 있어 펠렐리우섬 집단 매장지에 조선인 유해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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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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