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쪽에 맞아서…" 구자욱 사구에 류현진도 미안해했다, 불행 중 다행 '단순 타박상'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삼성 구자욱이 6일 대전 한화전 3회 류현진의 공에 맞은 뒤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괴물 투수’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뜻하지 않은 사구에 놀랐다. 자신의 공에 맞고 병원에 간 구자욱(32·삼성 라이온즈)이 통증을 호소하자 마운드에서 타석으로 내려가 미안함을 표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구자욱은 단순 타박 진단을 받았지만 통증이 남아있어 걱정이다.
류현진은 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한화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두 번째 8연승을 질주하며 최근 22경기에서 무려 19승(3패) 쓸어담은 한화는 23승13패(승률 .639)로 LG와 공동 1위를 유지했다.
사실 류현진의 컨디션이 썩 좋은 날이 아니었다. 4회를 빼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제구가 좋은 류현진답지 않게 볼넷을 3개나 허용했고, 시즌 처음으로 몸에 맞는 볼도 있었다. 3회 2사 후 구자욱에게 던진 초구 시속 145km 직구가 오른쪽 팔꿈치 보호대 쪽을 맞혔다.
피할 틈도 없이 날아온 공에 맞은 구자욱은 타석에서 껑충 뛰어오르더니 쓰러졌다. 모두가 놀란 순간. 류현진도 마운드에서 내려와 타석 쪽에서 구자욱의 상태를 살핀 뒤 엉덩이를 두드리며 미안해했다. 3루측 삼성 덕아웃을 향해서도 모자 챙을 잡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구자욱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류현진의 제구가 흔들렸다. 강민호에게 1~4구 연속 볼을 던지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몸쪽으로 커브, 커터, 직구를 던졌지만 구자욱을 맞힌 게 신경쓰였는지 너무 깊게 붙이진 못했다. 이어진 1,2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르윈 디아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류현진은 “오늘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았다. (양상문) 코치님은 한 이닝 더 던지는 게 어떠냐고 하셨는데 밸런스가 안 좋아서 제가 5회까지만 던지겠다고 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며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아 볼넷이 많았고, 몸에 맞는 볼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가 커서 어렵게 5이닝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욱의 사구 순간에 대해 “아픈 쪽에 맞은 것 같아서 나도 놀랐다”며 “사구 이후 투구에도 조금 영향이 있었다. 몸쪽을 던지기 부담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사구 이후 주루 플레이까지 마친 구자욱은 3회 수비를 앞두고 김태근으로 교체됐다. 우측 팔꿈치 사구에 의한 통증으로 아이싱 후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구자욱은 다행히도 단순 타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만 며칠간 통증이 있을 것으로 보여 7일 한화전 출장 여부는 불투명하다. 4연패에 빠진 삼성으로선 악재다.

삼성 구자욱이 6일 대전 한화전 3회 류현진의 공에 맞은 뒤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아쉬운 사구도 있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5이닝 1실점 투구에 성공하며 승리를 따냈다. 시즌 4승(1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2.91로 낮췄다. 결과가 좋았지만 류현진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구자욱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고, 5회까지만 던지면서 불펜에 4이닝을 맡긴 것도 마음에 걸렸다. 이날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2연투를 하고 쉬는 날이라 불펜에 4이닝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박상원(1이닝), 김범수(⅓이닝), 정우주(1⅓이닝), 조동욱(⅓이닝), 한승혁(1이닝) 등 5명의 구원투수들이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은 “5이닝밖에 못 던지고 내려가서 불펜에 미안하다. 선발이라면 6이닝 정도는 항상 던져야 하는데 중간 투수들을 많이 나오게 했다”고 자책하면서 “며칠 동안 준비를 잘해 다음 경기에는 좋은 밸런스로 6이닝 이상 던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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