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람-햇빛' 불만 수원삼성 변성환 감독, 손님 맞은 충북청주는 "죄송합니다" [오!쎈현장]
![[사진]OSEN DB.](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7/202505062321778253_681a1e5b70b1c.jpg)
[사진]OSEN DB.
[OSEN=청주, 우충원 기자]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충북청주가 9경기나 떠돌던 원정살이를 마치고 홈에서 팬들을 처음 만났다. 하지만 원정경기를 펼친 수원 삼성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충북청주는 4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 2025 10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일방적이었다. 페드로, 이창훈, 가브리엘이 골을 쏘아올리며 3-1로 앞섰다.
수원은 김지현이 외롭게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수원 삼성이 변했다. 일류첸코와 권완규가 잇따라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이날 경기는 충북청주의 홈 개막전이었다. 이미 시즌이 석 달이 넘게 진행 중이다. 늦은 홈 개막전을 펼친 이유는 바로 잔디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홈구장의 잔디를 교체하느라 무려 9경기를 연달아 원정으로 치러야 했다. 연고지는 청주지만 K리그2 유랑단이었다.
분명 잔디 공사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청주종합경기장 잔디는 관계자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 정도로 매끄럽고 촘촘했다. 예전엔 공이 튀는지 멈추는지 알 수 없는 잔디 상태가 늘 문제였는데 이제는 'K리그2 최고의 잔디'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심지어 잔디 아래 흙이 드러난 자리를 찾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이날 경기 감독관은 "천안 보다 더 잔디가 좋았다. 물도 많았고 좋은 잔디였다"라고 평가했다. 천안의 홈구장인 천안종합운동장은 그동안 K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축구장 중 가장 좋은 잔디라고 평가 받았다.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까지 받았다. 청주종합경기장의 잔디는 천안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충북청주는 원정팬들의 화장실 문제제기에 대대적인 보강도 펼쳤다. 새롭게 구성한 홈 구장에서 맞는 첫 번째 손님인 수원 삼성 선수단과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충북청주는 첫 홈경기를 앞두고 고사까지 지내며 다짐을 다졌다. 잔디는 완벽했고 팬들은 기대에 찼으며 선수들은 불타올랐다. 그리고 그 뜨거운 의지는 전반전 3골로 분출됐다.
하지만 충북청주와 혈전을 펼친 수원 삼성 변성환 감독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모두가 극찬한 잔디에 대해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변 감독은 천신만고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뒤 "새로운 운동장과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 봤다. 잔디 상태만 좋지 물기가 전혀 없어서 그 부분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굴러가다가 많이 씹혀서 우리 실수가 생길 것이라 봤는데 그러면서 흐름을 많이 빼앗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람도 안고 싸웠고 잔디에 물을 하나도 안 뿌려서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걱정이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그런 것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후에 선수들이 적응하면서 대응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변성환 감독의 불만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변 감독은 물과 바람 문제로 인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또 변 감독은 "바람을 안고 선수들이 햇빛으로 인해 낙하지점이 안 보인다고 했다. 내가 계속 물기를 이야기하는 건 실제로 물기가 있었다면 성공률이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상대와의 경합으로 이뤄지면서 성공률이 낮았다. 후반전에는 바람을 등지면서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득점을 할 거란 믿음도 있었다. 뒤집지 못한 부분은 많이 아쉽다. 전반전으로 어수선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도 그렇고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물과 바람 그리고 햇빛 뿐만 아니라 변성환 감독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하프타임 행사 때 나타난 스피커 때문이다. 변 감독은 "홈 개막전인데 라커 앞에 스피커가 많이 배치되어 있어서 미팅을 하기 어려웠다. 그건 양쪽 다 똑같은지 모르겠지만 그 불편함이 컸다. 홈팀도 똑같다면 같은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 좋은 홈경기를 하기 위해 준비했는데 경기에 있어서 어수선했다. 핑계는 아니지만 아쉬웠다. 선수들에게도 어수선하니 경기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결국 사고가 터졌다"라고 전했다.
손님을 초대한 충북청주 권오규 감독은 미안함을 잊지 않았다. 상대와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펼친 권 감독은 "잔디는 너무 좋다.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많이 떠돌아다니고 고생했는데 앞으로는 좋은 잔디에서 축구를 할 수 있게 돼서 좋다"라면서 "죄송하지만 홈 어드벤티지로 생각할 수 있다. 홈 팬들 앞에서 하니 너무 좋았다. 더 많은 분들이 우리를 응원해 주셨다. 어느 경기장에 가든 우리는 항상 그런 분위기로 경기를 해왔다. 어수선한 건 핑계인 것 같다. 우리는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충북청주 관계자는 "원정 선수단이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정말 죄송하다. 청주시와 함께 노력하며 열심히 준비했다. 지적 받은 부분 중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더욱 개선하겠다. 충북청주팬 그리고 원정팬들께서도 만족하실 수 있도록 끊임없없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연맹 제공.
우충원([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