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쌀값, 비축미 방출에도 17주째 상승…슈퍼엔 면 도시락 늘어
이시바, 자민당에 대책 마련 지시…美관세협상 '쌀 수입 확대' 카드는 자민당 저항
이시바, 자민당에 대책 마련 지시…美관세협상 '쌀 수입 확대' 카드는 자민당 저항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급등한 쌀값을 잡기 위해 비축미를 여러 차례 방출했지만 쌀 가격 오름세가 도통 꺾이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달 21∼27일 전국 슈퍼에서 판매된 쌀 5㎏ 가격이 전주 대비 13엔(약 126원) 오른 4천233엔(약 4만1천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쌀값은 17주 연속 올랐으며, 작년 같은 기간 가격인 2천88엔(약 2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돌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축미 방출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지만, 아직 쌀값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사히는 "3월부터 비축미가 5㎏당 3천500엔(약 3만4천원) 전후에 팔리고 있다"면서도 "유통이 정체돼 4월 13일까지 슈퍼 등 소매점에 공급된 비축미는 전체의 1.4%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쌀값 급등과 관련해 집권 자민당 오노데라 이쓰노리 정무조사회장에게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쌀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슈퍼와 편의점 음식, 도시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쌀값 급등에 대응해 주먹밥에 둘렀던 김을 없애는 방법으로 원가를 낮추고 있다. 이 업체는 내년 3월까지 김 없는 주먹밥 품목 수를 기존보다 많은 10개 전후로 늘릴 방침이다.
또 다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은 쌀밥과 면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아예 밥과 내용물을 모두 늘린 고급 주먹밥을 비싼 가격에 출시하는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
슈퍼마켓 체인 세이조이시이는 밥에 보리나 잡곡을 섞고 있고, 도큐스토어는 면류 도시락 비중을 늘렸다.
한편, 일본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이른바 '교섭 카드'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쌀 수입 확대 방안은 자민당 내 저항이 강해 실제 활용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쌀 수입 확대는 미국이 지적한 교역 불공정성을 개선하고 쌀값 급등으로 불만이 쌓인 국내 민심을 달랠 수 있는 '일석이조 방안'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민당이 이날 개최한 미국 관세 조치 관련 종합대책본부 회의에서는 쌀을 대두(콩), 옥수수와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이 이처럼 쌀 수입 확대에 거부감을 느끼는 배경에는 식량 안보뿐만 아니라 7월 20일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는 참의원(상원) 선거가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이 신문은 참의원 선거에서 1명을 뽑는 지역구 중에는 농업이 중심 산업인 곳이 적지 않아 쌀 농가의 표가 더욱 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해설했다.
다만 각료 경험이 있는 정치인은 "일본은 자동차를 최우선으로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며 "농업을 성역화해서는 안 된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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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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