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뒤엔 미국이, 파키스탄 뒤엔 중국이…뒤바뀐 밀착
NYT "무기거래 증감이 밀착 변화 보여줘…초강대국 정치학 주입"
NYT "무기거래 증감이 밀착 변화 보여줘…초강대국 정치학 주입"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군사 충돌을 벌이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미국, 중국산 무기 구매를 10여년새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각국이 기존의 동맹 관계에서 벗어나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파키스탄은 중국을 상대로 밀착을 강화한 결과다. 이번 인도·파키스탄 군사충돌의 이면에 미중 패권경쟁이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톡홀름 세계 평화연구소'가 분석한 전 세계 무기 거래 데이터에서 각국의 관계 변화가 드러난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인도의 경우 최근 4년간 구매한 무기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국과 그 동맹국인 프랑스·이스라엘산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미국의 가까운 관계는 최근 파키스탄과의 충돌이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미 부통령과 연이어 통화했다. 트럼프 정부 측은 모디 총리를 향한 강력한 지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인도는 과거 구소련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인도가 보유한 무기의 3분의 2 이상이 소련·러시아제였다. 2006∼2010년에는 무기 구매의 8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비율은 최근 4년간 38%로 뚝 떨어졌다.
인도가 파키스탄과 군사 충돌을 벌이는 국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간접적 개입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도 다소 소원해진 양국 외교관계의 일면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인도와 달리 파키스탄은 기존에 가깝게 지내던 미국과는 관계가 흐려지고, 대신 중국과는 더욱 끈끈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흐름 역시 무기 거래에서 나타난다. 2000년대 중반에만 해도 파키스탄이 구매한 무기 가운데 38%만 중국제였지만, 최근 4년간은 이 비율이 80%로 치솟았다.
파키스탄은 과거에는 미국과 매우 가까웠다.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의 파트너로서 구소련군을 격파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을 때도 파키스탄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남아시아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다루기 힘든 인도·파키스탄 갈등에 초강대국의 정치학이 주입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 국방부 출신의 한 전문가는 NYT에 "최근 10년 동안 양국의 안보 파트너가 크게 달라졌다"며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미래에 어떤 형태일지 예상해본다면 인도가 미국·유럽 플랫폼과 함께 싸우고, 파키스탄이 중국 플랫폼 위에서 싸우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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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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