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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끊이지 않는 갑질’에… 한인 영세 하청업체들 멍든다

현대차-SK온 하청 건설사들 피해 잇따라
대금지연 손실 눈덩이…소송비용 덤터기
현대엔지니어링은 ‘나몰라라’ 책임 회피

현대차그룹-SK온 배터리셀 합작공장 덕트 공사 현장 [GTG디벨롭먼트 제공]

현대차그룹-SK온 배터리셀 합작공장 덕트 공사 현장 [GTG디벨롭먼트 제공]

조지아주 한인 건설업체 준우솔루션의 허성일 대표는 최근 건설기계 대여업체로부터 장비 임대료 체불에 따른 이자 10만달러를 내라는 독촉을 받았다. 지난해 바토우 카운티의 현대차그룹-SK온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에 뛰어든 뒤 공사 대금 259만달러를 수개월째 받지 못해 누적된 손실이다.
 
한국 대기업의 진출로 조지아를 비롯한 동남부 지역에 공장 건설붐이 불었지만 정작 시공을 맡은 한인 하청업체는 생존의 기로에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7일 앨라배마 건설업체 GTG디벨롭먼트는 현대차-SK온 합작공장 공사 후 570만달러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현대엔지니어링과 신성이엔지에 소송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GTG디벨롭먼트는 2023년 12월부터 1년여간 배터리셀 공장의 공조 덕트 공사를 맡았다. 현대차-SK온의 합작공장 공사 책임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성이엔지에 1차 하청을 맡겼고, GTG디벨롭먼트가 2차 하청사다.
 
GTG디벨롭먼트 측은 “추가 공사 대금을 수개월째 모른 체 하는 원청 업체 탓에 직원들 임금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신성이엔지가 자사 핵심인력을 채용으로 빼가려고 시도한 정황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세한 한인 하청업체가 법적 공방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고 소송전에 나서도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준우솔루션은 올초 현대엔지니어링과 다원앤컴퍼니 등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본지 2월 14일자 A1면〉 하지만 대금 회수에 대한 기대는 희미해졌다. 공장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 해외법인 HMG글로벌과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물론, 공사 책임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까지 정보 부족을 이유로 사실 입증 책임을 원고에 떠넘겼다.
 
다원앤컴퍼니는 소 자체가 취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중재법(FAA)과 도급계약서 약관에 따라 하도급 분쟁은 법원이 아닌 미국중재협회(AAA)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원청 업체들은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 비용까지 원고에게 청구한 상태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 공사 하청을 둘러싼 잡음도 있다. 메타플랜트가 지난해 10월부터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음을 고려하면 1년째 공사대금이 밀린 상태인 셈이다. 준우솔루션과 텍사스주 소재 S 한인 건설업체는 각 150만불의 공사비를 아직 정산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인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내 연줄을 매개로 미국에 진출한 건설사들이 허울뿐인 법인을 내세워 대형 공사를 수주한 뒤 단가 후려치기로 한인건설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많은 업체들이 수십, 수백만 불의 대금을 두고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있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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