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출] 강경좌파·초정통파 틈에서도 언제나 '유쾌한 중재자'
온건하고 신중한 기질…"교황 프란치스코 빼닮았다" 평가 어릴 때부터 이웃서 "미국 최초 교황 될 것"이란 말 듣고 자라
온건하고 신중한 기질…"교황 프란치스코 빼닮았다" 평가
어릴 때부터 이웃서 "미국 최초 교황 될 것"이란 말 듣고 자라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미국)는 중도파로 평가받는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하게 기본적으로는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온건하고 신중한 성향으로 보수파나 개혁파 중 한쪽 편에 서기보다는 균형을 이룬 중재자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레오 14세 교황이 동료들로부터 파벌 간 중재에 능한 유쾌한 중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오 14세가 페루에서 사목활동을 했던 시절 그를 알았던 사람들은 교황을 차분하고 침착한 인물로 기억했다.
페루 교회는 좌파 해방신학 지지자들과 정통적인 가톨릭 사이의 갈등이 종종 분출되기도 했지만, 레오 14세는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치클라요 교구의 피델 푸리사카 비길 목사는 AP통신에 "그는 아무리 많은 문제가 있어도 유머와 기쁨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톨릭 전문 매체 '크럭스'(Crux)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념적으로 이질적인 페루의 주교들 사이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중재력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레오 14세에 이어 현재 페루 치클라요 교구를 맡고 있는 에딘손 파르판 주교는 그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이어받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열린 교회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파르판 주교는 레오 14세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매우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교황이 "주민들의 소박한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치클라요 교구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 교구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교황과 친분이 있거나 만나봤던 사람들은 그를 사려 깊고 친근한 인물로 기억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을 만난 적이 있는 프란치스코 조르다노 신부는 교황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매우 온화하고 차분하며 침착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며 "매우 다가가기 쉬운 사람 같았다"고 했다.
가톨릭 매체 크럭스의 편집장 찰스 콜린스는 교황에 대해 "매우 유능한 행정가"라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교황의 가족과 이웃들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성직자의 길에 뜻을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의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인터뷰에서 교황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웃으로부터 미국 최초의 교황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고 밝혔다.
존은 레오 14세가 어린 시절부터 다리미판을 제단 삼아 사제놀이를 하며 자랐고, 항상 성직자가 되고 싶어 했으며, 그 길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았다고 했다.
존은 추기경들이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직전 레오 14세와 통화하면서 동생에게 미국 최초의 교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교황은 "미국인을 교황으로 뽑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었다고 전했다.
존은 그러면서 동생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따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른 형인 루이스 프레보스트는 레오 14세에 대해 "현실적이며 매우 똑똑하고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루이스는 "우리는 항상 '넌 언젠가 교황이 될 거야'라고 그를 놀리곤 했고, 이웃들도 같은 말을 했다"며 동생은 늘 자신의 소명을 알고 있었던 것 같고 가족들도 그가 4∼5세 때부터 가톨릭교회를 위해 일할 운명임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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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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