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수감 두테르테 前대통령, 필리핀 지방선거서 시장 당선 유력

마르코스 대통령측 후보들, 상원 의석 최소 절반 확보 전망

ICC 수감 두테르테 前대통령, 필리핀 지방선거서 시장 당선 유력
마르코스 대통령측 후보들, 상원 의석 최소 절반 확보 전망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감돼 재판을 앞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이 12일(현지시간) 실시된 필리핀 중간선거(총선·지방선거)에서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당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다바오 시장 선거에서 약 75%가 개표된 가운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85%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GMA뉴스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현 다바오 시장이자 이번에는 부시장에 출마한 막내아들 서배스천 두테르테도 개표 결과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하원의원인 장남 파올로 두테르테도 승리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다바오시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장기간 시장을 지낸 정치적 근거지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에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워 수천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3월 ICC에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수감 생활 중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수감 상태에서 어떻게 시장직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그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날 투표 이후 기자들에게 "아버지는 여기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서배스천 두테르테)부시장이 시장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비공식 개표 집계 결과 마르코스 대통령 측 후보들이 이번에 뽑는 12석 중 최소 절반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가 전했다.
상원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우호적으로 구성되면 마르코스 정권이 지난 2022년 집권 이후 추진해온 미국 등 서방과의 군사 협력 강화정책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과 정면 대결하는 정책 기조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마르코스 대통령 진영이 전체 상원 의석 24석 중 16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두테르테 부통령이 상원의 탄핵 최종 심판에서 파면되고 평생 피선거권이 박탈될 가능성이 커진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월 예산 유용 의혹,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을 암살하도록 자신의 경호원에게 지시했다는 발언 등으로 하원에서 탄핵당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전 대통령 측 후보도 최소 3명이 상원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상원 선거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선거에서는 24명의 상원의원 중 절반인 12명, 하원의원 317명 전체,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원 등 총 1만8천여명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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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