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텝 몰라" 유시민 혀 내둘렀다…고문도 버틴 투사 김문수 [대선주자 탐구]
6·3 대선주자 탐구
드디어 출발 총성이 울렸습니다. 12일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대선 후보들은 22일간의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기호 순서에 따라 주요 대선 후보들의 인생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전해드립니다. 1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이은 두번째 순서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입니다.
1986년 5월, 경기 성남시 한 야산의 ‘송파 보안사’ 건물 안에 35세의 한 젊은이가 발가벗겨진 채 철제 의자에 꽁꽁 묶여 있었다. 수치심과 폭언, 욕설로 인한 자연발생적 공포에 떨던 그가 남은 기력을 모두 짜내 큰 소리로 답했다.
“모릅니다.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순간 그, 김문수 서울지역노동운동연합(서노련) 지도위원의 빈약한 몸에 물리적 폭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매질로도 그의 입을 여는 데 실패하자 그들은 고문을 가하기 시작했다. ‘5·3 인천항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붙잡혀온 그는 ‘통닭구이’, 물고문, 전기고문 등 갖은 고문을 당했지만 끝내 ‘동지’의 소재를 밝히지 않았다.

젊은 시절 사회 혁신과 변혁을 꿈꾸던 ‘왼쪽의 혁명가’는 사상의 전변을 통해 보수 정당에 입당한 뒤 승승장구와 연전연패를 순차적으로 맛보았다.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모두가 외면하던 그때 김 후보는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서 나라를 양분하는 거대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판자촌 단칸방, 갱죽으로 연명...가난했던 김문수


서울대 1차 제적 후 노동자의 길로
위암 말기였던 모친이 도피 중 급거 귀향한 김 후보의 품에 안긴 뒤 별세한 것이 그해 연말이었다. 모친의 유언은 “문수야 안아줘”였다. 설상가상으로 부친 역시 그로부터 4년 뒤 발생한 화재로 별세해 그는 26세에 고아가 됐다.

김 후보는 1976년 한일공업 노조 위원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의 현장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가 구타와 가혹 행위, 고문에 시달린 끝에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천만 다행히도 그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가 구속피의자 대부분을 전향적으로 풀어준 덕택에 가까스로 기소를 면했다.
두 노조위원장의 결합...노동현장서 부인 만나다

김 후보는 이후 한국노동자복지협의회 부위원장,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서노련 지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노동운동계의 거물급 지도자로 성장했다. 당시 그와 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는 “동지로 지내던 시절의 김문수는 전설이었다. 운동권의 황태자이자 하늘 같은 선배였다”라고 그를 표현하기도 했다.
소련 붕괴로 혁명 포기...민중당 거쳐 보수 정당으로
그가 택한 대안은 합법 진보 정당을 통한 원내 진입이었다. 하지만 그 통로를 위해 그가 만든 민중당은 1992년 총선 때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총 득표율이 2%에 못 미치는 바람에 정당법에 따라 해산해야 했다. 길을 잃고 방황하던 김 후보를, ‘젊은 피’ 수혈을 원했던 당시 여당이자 김 후보의 투쟁 상대 민주자유당이 스카우트했다.

‘변절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치른 1996년 총선에서 그는 절대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부천 소사 지역구에서 ‘DJ의 오른팔’ 박지원 의원을 꺾으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3선 의원, 2선 경기 지사...탄탄대로였던 정치인의 길

경기지사로서의 활약도 적지 않다. 김 후보는 두 차례 경기지사를 역임하면서 이제 빛을 보기 시작한 GTX를 처음 기획하는 등 상당한 실적을 남겼다.

연전연패로 잊힌 정치인...윤석열 정부에서 화려하게 부활
게다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패하면서 이중의 타격을 입었다. 그는 이때부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등 사상의 행보를 조금 더 오른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그는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 인물로 치부됐다.

주류에서 밀려난 듯하던 그가 다시 세인에게 이름을 알린 건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였다. 그는 장관급 대통령자문위원장인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복귀를 알린 데 이어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돼 국무위원이 됐다.
김 후보가 다시 정치적 거물로 부활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12·3 비상계엄이었다. 그는 계엄 직후 “국무위원 전원이 사죄해야 한다”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대부분의 국무위원이 고개를 숙일 때 홀로 자리에 앉아 미동도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약 보수 진영의 주목을 받았다.

“가장 낮은 곳서 가장 뜨겁게”...그는 대통령 될 수 있을까

※김문수 후보를 비롯한 주요 대선 후보들의 더 자세한 인생 이야기는 더중앙플러스의 ‘6·3 대선주자 탐구’ 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중앙플러스 - 6.3 대선주자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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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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