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에게 사라진 두 가지, 15G 연속 2루타-볼넷 없지만…KBO 역수출 상대로 '부활 기회' 왔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2루타도, 볼넷도 그날 이후로 사라졌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잠잠하다. 타자가 시즌 내내 계속 잘칠 순 없지만 최근 15경기 연속으로 2루타와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게 찜찜하다. 

이정후는 3~4월 개막 한 달간 30경기 타율 3할1푼9리(116타수 37안타) 3홈런 18타점 11볼넷 17삼진 출루율 .375 장타율 .526 OPS .901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5월 들어 10경기 타율 1할8푼4리(38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 무볼넷 4삼진 출루율 .200 장타율 .263 OPS .463에 그치고 있다. 시즌 성적도 40경기 타율 2할8푼6리(154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 11볼넷 21삼진 출루율 .333 장타율 .461 OPS .794로 떨어졌다. 

지난 8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1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까지 3경기 12타수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12일 미네소타전에서 3타수 1안타에 희생플라이로 1타점도 올렸지만 3할 타율, OPS .800 모두 깨졌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내림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 이정후는 타격 사이클이 저점에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지난달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시즌 11호 2루타에 볼넷 2개 골라내며 3출루 경기를 했던 그날 이후로 2루타와 볼넷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달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부터 최근 15경기에서 안타 12개를 쳤지만 홈런 1개 외에는 장타가 없었고, 삼진 7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없이 몸에 맞는 볼만 하나 있다. 

지난달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양대리그 통틀어 가장 먼저 두 자릿수 2루타에 도달하며 2루타 기계로 주가를 높였지만, 최근 15경기 2루타 0개로 이 부문 1위에서 공동 10위로 내려갔다.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홈런 외에는 장타가 터지지 않았다. 

4월과 비교해 5월 들어 브레이킹볼(.321→.077), 오프스피드볼(.280→.125) 타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패스트볼(.333→.294) 타율은 나쁘지 않지만 변화구 대처가 되지 않으면서 장타 생산이 끊긴 모습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타가 없어도 꾸준히 출루를 하면 타율이나 OPS 관리가 되지만 이정후는 최근 15경기 60타석에서 볼넷마저 없다. 1안타씩 쳐도 타율이 조금씩 계속 깎인 이유. 최근 들어 3구 이내 이른 카운트에서 타격을 하면서 볼넷도 줄었다. 선구안이 나쁜 타자가 아니고, 컨택이 강점인 이정후라 인플레이 타구 생산도 중요하지만 볼넷이 너무 적으면 타격감이 떨어졌을 때 기록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정후로선 빨리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13일 샌프란시스코는 오라클파크 홈구장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를 갖는다. 애리조나 선발투수는 KBO리그 역수출의 대명사인 우완 메릴 켈리(37). 올 시즌 8경기(44이닝) 3승2패 평균자책점 4.09 탈삼진 33개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와 켈리의 대결은 처음이지만 KBO리그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는 구면이다. 이정후는 2017~2018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투수 켈리와 19차례 맞붙어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3볼넷 2삼진으로 무척 강했다. 마지막으로 대결한 게 7년 전이지만 이정후에게 켈리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지금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email protected]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