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도피' 방글라 전 총리, 차기 총선 출마 막혀
옛 여당 '아와미 연맹' 등록 정지…집회·인터뷰 등 정치활동도 금지
옛 여당 '아와미 연맹' 등록 정지…집회·인터뷰 등 정치활동도 금지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이끄는 옛 여당 '아와미 연맹'의 정당 등록이 정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학생 시위대에 밀려 퇴진한 뒤 인도로 도피한 하시나 전 총리의 차기 총선 출마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옛 여당 '아와미 연맹'의 정당 등록을 정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이 이끄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최근 테러방지법을 적용해 아와미 연맹의 모든 활동을 전면 금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아크타르 아흐메드 선관위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내무부가 아와미 연맹과 그 산하 조직의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며 "선관위는 이 정당의 등록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선거법상 정당이 총선에 참여하려면 선관위에 등록돼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하시나 전 총리와 아와미 연맹은 이번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한 앞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아와미 연맹은 지난 20여년 동안 집권한 방글라데시 대표 정당이다.
선관위는 또 아와미 연맹과 관련 단체에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금지 활동에는 출판을 비롯해 언론 인터뷰, 온라인 캠페인, 집회, 시위, 행진, 회의 등이 포함된다.
이 조치는 방글라데시 특별법원인 국제범죄재판소(ICT)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하시나 전 총리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초대 방글라데시 총리의 딸로 21년가량 총리로 집권해 '독재자'로 불렸다.
그는 1971년 독립전쟁 유공자의 후손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지난해 추진했고, 이를 반대하는 대학생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이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가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같은 해 8월 사퇴한 뒤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민운동가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들어섰고, 하시나 정부의 부패와 비리 등을 바로잡는 개혁을 진행하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학살, 살인, 반인도적 범죄 등 혐의를 받는 하시나 전 총리의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말 인도에 송환을 요청했으나 아직 공식 답변은 듣지 못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손현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