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트럼프, 푸틴이 진정 원하는 것 파악 못 해"
"푸틴, 우크라 독립 국가로 존재할 권리 없다 생각" "트럼프, 힘 중시…유럽은 강력한 세력으로 안 봐"
"푸틴, 우크라 독립 국가로 존재할 권리 없다 생각"
"트럼프, 힘 중시…유럽은 강력한 세력으로 안 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토니 블링컨 전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자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본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전 장관은 19일자(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가 여전히 통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추구하는 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 동맹국은 푸틴이 러시아의 안보에 대해 우려한다는 가설을 테스트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통해 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들어보면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로서 존재할 권리가 없다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됐다"며 "이 생각은 푸틴에게 깊이 뿌리박혀 있으며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가 독립국이 아니며 러시아에 흡수돼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는 휴전이라면서도 "그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 "그 휴전을 유지하려면 억지력이 필요하며 이는 나토나, 바라건대 미국이 지원하는 유럽군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선 "그가 중시하는 건 '힘'으로, 강한 지도자와 강대국을 높이 평가하는데 이는 러시아·중국·사우디아라비아·인도 같은 국가와 오르반(헝가리 총리),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강자가 세상을 나눠 갖고, 나머지는 그 결과를 감수하면 된다'는 개념에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며 "다른 세력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하지 않고 '너희는 너희 방식대로, 나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는 태도"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 맞선 유럽에 어떻게 조언하겠느냐는 질문엔 "조언을 하진 않지만 분석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존중하는데 유럽을 바라볼 때 그는 강력한 세력으로 보지 않는다. 그 점에서 논리적 결론을 도출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에 대해선 "중국은 우리보다 더 오래, 더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후퇴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중국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힘을 보여줬고 우리는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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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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