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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도 축하해!!' 토트넘-손흥민 우승, 케인도 함께 기뻐했다

OSEN

2025.05.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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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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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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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함께 우승을 꿈꿨고 끝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꿈을 이뤄냈다. 손흥민(33, 토트넘)과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지난 10년을 함께했던 두 친구는 이제 각자의 길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대회 정상에 섰다. 전반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 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경기 종료까지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트로피를 지켜냈다. 구단 역사상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며,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을 포함하면 1971-72시즌, 1983-84시즌에 이어 세 번째 유럽대항전 우승이다.

토트넘이 정상에 오른 직후 해리 케인은 자신의 SNS에 토트넘 우승 축하 이미지를 게시했다. 친정팀의 첫 유럽 트로피 획득을 축하하며 레전드다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비록 현재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케인은 여전히 '토트넘의 10번'처럼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케인은 유소년 시절부터 토트넘에서 자라 2010년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13시즌 동안 토트넘의 상징으로 활약했다. 세 차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최고 스트라이커로 인정받았고 손흥민과의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하지만 트로피는 늘 멀었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리그컵 두 차례 준우승, 그리고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케인은 결국 2023년 여름,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매 시즌 트로피를 수집하던 명문 클럽이었지만, 이적 첫 해 그는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토트넘은 그가 떠난 직후 유럽 정상에 섰다.

하지만 이번 시즌 케인도 웃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뱅상 콤파니 감독과 함께 뮌헨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케인은 커리어 첫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손흥민은 당시 “우승 순간 케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더니 영상통화가 왔다. 너무 기뻐하더라. 나도 덩달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보여준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 팀에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이번 결승에서 우리도 그런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손흥민 역시 해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골을 끝까지 지켜낸 토트넘은 1971-1972, 1983-1984시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었다.

그 중심엔 손흥민이 있었다.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10년간 팀의 에이스이자 상징으로 활약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그는 이날 마침내 커리어 첫 클럽 우승을 품에 안았다. 한 달간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 결승전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경기 후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캡틴 손'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며 강등권과도 가까웠던 팀이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만큼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우승이라는 결실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 이상 ‘무관 클럽’이라는 꼬리표도 사라졌다.

케인 역시 이 장면에서 빠지지 않았다. 토트넘의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SNS에 우승 이미지를 게시하며 기쁨을 공유했다. 그의 진심은 뮌헨에서 우승을 이룬 직후 손흥민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던 장면에서도 드러났다. 자신도 성불했고 손흥민도 해냈다. 비로소 두 사람 모두 트로피의 무게를 알고, 서로의 기쁨을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10년을 함께 뛰며 서로의 득점을 도왔던 두 사람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우승을 나눴다. 손흥민은 마침내 토트넘의 주장으로 우승컵을 들었고 케인은 독일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여정의 끝에서 두 사람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같은 감정을 나누고 있었다. / [email protected]


우충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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