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스크래치' 하나도 안 아픕니다... "나는 전설이다!" 손흥민-세리머니 도중 이마 상처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2/202505221510772417_682ec0ffe21c3.jpg)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2/202505221510772417_682ec10092d3c.jpg)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마침내 유럽 무대 정상에 섰다. 무관의 상징이라는 오랜 꼬리표를 떼어낸 이 날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 남을 캡틴으로서의 첫 우승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의 눈물은 15년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말해줬다.
손흥민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해 토트넘의 1-0 승리를 함께 이끌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슈팅이 루크 쇼의 발을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됐고 그 한 골이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 장면이 됐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은 부상 복귀 후에도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팀 전술에 녹아들었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토트넘의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종료 직후 그는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그라운드를 돌았고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며 15년간 기다려온 커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마음껏 만끽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무대를 시작한 손흥민은 이후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보냈지만,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카라바오컵 등 수차례 결승 문턱에 섰음에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성취가 아닌 손흥민의 축구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가장 빛났던 장면은 우승 세리머니였다. 손흥민은 유럽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트로피를 든 첫 한국인 주장이 됐다. 경기 후 이어진 세리머니에서 가장 먼저 15kg에 달하는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고 전 세계로 퍼진 이 장면은 아시아 선수로서 손흥민이 새롭게 써 내려간 유럽축구사의 상징적인 한 컷으로 남았다.
우승의 감격과 함께 몸에는 상처도 남았다. 토트넘 구단이 공개한 영상에서 손흥민은 이마에 생긴 상처를 직접 보여주며 “트로피를 드는 순간 누군가 밀어서 이마가 부딪혔다”고 웃으며 말했다. 상처 부위는 붓고 긁힌 자국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고통 따위는 잊은 듯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우승을 즐겼다.
심지어 챔피언 세리머니 직후엔 메달도 받지 못했다. 인원 제한으로 수여 순서에서 빠진 손흥민은 이후에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날 우승은 손흥민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거머쥔 클럽 대항전 트로피였다. 과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있긴 했지만 국제 메이저 대회로 평가받기 어려운 연령별 대회였던 만큼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토트넘 구단도 손흥민의 리더십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직후 구단 공식 홈페이지는 “유럽대항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한국인 주장”이라고 그를 칭송했고 온라인 팬 커뮤니티 역시 찬사로 도배됐다.
영국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발언은 단순한 감격이 아닌 진심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넘어 구단의 역사를 대표하게 됐다”며 “이날 밤 그는 '클럽의 상징'에서 '클럽의 전설'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이뤄낸 업적은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자, 올해의 골 수상,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등 수많은 타이틀이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하지만 언제나 ‘무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그것은 그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졌다.
손흥민은 이날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또 하나의 기준점을 바꿨다. 그는 더 이상 단순한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다. 유럽에서 역사로 남을 ‘캡틴’이며 한 구단의 정신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리고 그 이름 옆에는 더 이상 ‘무관’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 [email protected]
우충원([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