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메달 실종' 손흥민, 트로피만 번쩍 왜?...UEFA 공식 사과 "예상보다 선수들 많았다→실수 진심으로 죄송"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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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트로피는 번쩍 들어 올렸는데 우승 메달이 없었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유럽축구연맹(UEFA)의 실수로 메달 없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쳐야 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대항전에서 우승한 건 1983-1984시즌 대회 전신인 UEFA컵 정상에 오른 뒤 41년 만이다. 

손흥민도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하며 무관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한 지 15년 만에 소속팀에서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전 3기' 끝에 결승전에서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확보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17위까지 추락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UEL 우승 한 방으로 모든 걸 뒤집었다. 프리미어리그 16위 맨유도 같은 꿈을 꿨으나 1억 파운드(약 1860억 원)가 걸린 단판 승부에서 무릎 꿇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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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선수단은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먼저 한 명씩 시상대에 올랐고,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이 직접 우승 메달을 목에 걸어줬다. 

하지만 손흥민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UEFA 측에서 준비한 우승 메달이 부족해 마지막 3명은 받지 못한 것.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 주장 손흥민의 목은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릴 때도 비어 있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종료 휘슬이 불리자 토트넘 팬들이 폭발했고, 벤치 전체가 경기장으로 달려나갔다. 남은 건 우승 메달을 들고 가장 무거운 유럽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부상당한 선수들도 메달을 받으러 올라갔다. 끝까지 기다린 건 손흥민과 로메로였다. 그리고 로메로는 메달을 받지 못해 완전히 당황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로메로는 도미닉 솔란케와 대화를 나누며 목에 메달이 없다고 손짓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벤탄쿠르와 손흥민도 메달을 놓쳤다. 세 사람은 처음엔 당황했지만, 손흥민이 17년 만에 토트넘의 트로피를 자랑스럽게 들어 올리면서 금세 혼란을 잊었다"라며 "손흥민은 이후 라커룸에서 메달을 받았다. 하지만 목에 메달을 걸지 못한 채 트로피를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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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체페린 회장에게 메달을 받지 못한 이유는 예상보다 많은 토트넘 선수들이 경기장 위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UEFA 측은 토트넘 선수단을 위해 우승 메달 30개를 들고 나왔다. 원래 우승팀에 메달 50개를 선물하지만, 시상식에서는 30개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하지만 토트넘은 부상당한 선수들은 물론이고 사실상 팀에서 제외된 선수들도 메달을 받으러 나왔다.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UEFA는 메달 수여 자격을 따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 그 덕분에 부상으로 결승에 뛰지 못한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은 물론이고 대회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세르히오 레길론도 메달을 목에 걸었다.

UEFA는 시상식을 마친 뒤에야 나머지 메달 20개를 토트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우승을 즐기는 영상을 보면 손흥민의 목에도 메달이 있었다.

이후 UEFA는 공식 성명문을 발표하며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UEFA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예상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트로피 수여식에 참가하면서 충분한 메달을 확보하지 못했다. 부상당한 선수들을 포함해 더 많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랐다"라며 "부족했던 메달은 라커룸에서 빠르게 전달됐다. 우리의 실수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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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에 들어가서야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던 손흥민. 물론 그가 생애 첫 우승을 만끽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는 유럽대항전 트로피 중 가장 무거운, 15kg에 달하는 UEL 트로피를 들고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최고의 순간을 즐겼다.

손흥민은 "내가 항상 꿈꿔왔던 일이다. 오늘은 그 일이 일어난 날이다. 난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압박감도 느꼈다. 너무 우승하고 싶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이 경기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드디어 이뤄냈고, 이제 편안하게 잘 수 있다. 오늘을 잊지 못할 날로 만들어 보겠다.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른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다행히 손흥민이 비행기를 놓치는 일은 없었다. 그는 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빌바오 호텔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손흥민은 영국 런던으로 복귀하는 비행기에서도 트로피를 꼭 안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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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33, 토트넘, 유로파리그 소셜 미디어.


고성환([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