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마두로' 베네수엘라 野인사 체포돼…"난 피랍" 영상 남겨
당국 "25일 선거 앞두고 테러 모의" 주장…야권, 투표 보이콧 독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오는 25일(현지시간) 국회의원 총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거 대통령 퇴진 운동을 펼쳤던 야당 정치인을 체포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장관은 23일 국영TV에서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폭탄 테러 등 선거를 목전에 두고 사회 혼란을 일으키려 한 후안 파블로 과니파를 붙잡았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AP통신이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이은 베네수엘라 정부 2인자로 꼽히는 카베요 장관은 "C4 폭발물, 기폭 장치, 휴대전화, 랩톱 컴퓨터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을 경찰이 압수했다"며, '과격 반정부 활동'과 연관돼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가 70명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법조인 출신인 과니파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지방선거에서 인구 400만명 안팎의 술리아주(州) 주지사로 선출됐는데, 당시 마두로 집권당의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며 제헌의회 선서를 거부했다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진행한 과니파는 작년 대선 과정에서도 야권의 마차도를 도와 활동했고, 최근까지 모처에 잠적한 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카베요 내무부 장관은 이날 복면을 쓴 정부 요원에게 붙들린 과니파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는 자신이 투명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니파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 연설에서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저는 마두로 정권에게 납치됐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독재와의 긴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이웃 가이아나 땅까지 선거구로 포함해 25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총선거·지방선거에 불참(보이콧)할 것을 유권자에게 독려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시행한 여론조사업체 델포스의 설문 결과를 인용, 유권자 15.9% 만이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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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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