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2번 옷'이 쏘아올린 공, 연예계 대선 SNS 경보 "숫자·색깔NO"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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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당분간 숫자, 색깔 무조건 피해야죠".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핵심 멤버 카리나도 피하지 못한 정치적 유불리가 대선 정국 연예계 SNS 경보령을 울렀다.
28일 오후 카리나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버블을 통해 "마이(에스파 팬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계속 오해가 커지고 마이가 많이 걱정해서 직접 이야기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조심스레 사과했다.
앞서 카리나는 개인 SNS에 일본에서 촬영한 일상 사진을 게재했다. 그런데 사진 속 빨간색 무늬와 숫자 2가 장식된 옷을 입고 있었고, 장미꽃 이모티콘까지 함께 게재한 터. '장미 대선'이라고 불리는 최근 대선 정국에서 '2번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야기했다. 이에 카리나가 해당 사진을 빠르게 삭제하다 못해 직접 입을 연 것이다.
카리나는 "앞으로는 저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행동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걱정끼쳐서 미안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또한 카리나에게 어떤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단순 실수임을 강조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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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카리나는 지난 24일 '1번 후보'의 상징색인 파란색에 가까운 의상을 입고 공항 패션에 임했으나 어떤 지지 표명으로 읽히진 않았다. 한 손의 손가락을 쫙 펴고 인사하듯 들어보였지만 '5번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은 언급조차 없었다.
정확히는 카리나의 해명을 오해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 하며 카리나를 소위 '보수 여신'으로 만드는 모양새다. 역설적이게도 그에 반대하는 일각 또한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거부하며 비판 여론에 열을 올리는 상황.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한 대선 정국 속 어떤 해명도 먹히질 않고 튕겨져 나온다.
애석하게도 시기적으로 숙명이다. 지난 대선 당시 단 0.73% 득표 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심지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으며 탄핵까지 돼 조기대선 정국이 형성된 바. 헌정사상 유례 없는 사건은 각 후보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정확한 피아식별을 요구하다 못해 어떻게든 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카리나의 게시물로 폭발했다.
단지 옷 한 벌이었지만,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선 기간과 맞물리며 그 해석의 무게는 커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당연히 민감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이런 문제는 어떤 대응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피하는 게 상책이고 숫자, 색깔 등 민감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정보는 피해야 한다. 적어도 어떤 누구라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면"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일례로 선거철 연예계에서 영화나 방송 관계자들은 개봉일과 첫 방송 날짜를 손으로 알리는 일상적인 홍보 행동도 철저히 조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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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리나를 향해 들끓는 각종 여론의 핵심은 해석의 차이다. 카리나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팬들 혹은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미지와 평가는 급변할 수 있다. 선거철과 같이 정치적 민감성이 고조된 시기에는 의도하지 않은 표현조차 특정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며 파장을 키운다.
기실 카리나와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사랑받는 맥락은 줄곧 해석의 연장선에 있었다. 불과 3분 안팎의 노래들에 어떠한 상징과 의미를 담아 아름답고 탁월하게 표현해내는지, 뮤직비디오 한 장면, 가사 한 마디에도 팬들은 귀를 기울이며 집중해왔다. '아마겟돈', '위플래시'의 쇠맛을 향한 찬사의 방향이 이번엔 다른 쪽으로 튀었을 뿐. 칭찬엔 환영받던 관심이 일상이라고 걸러질 리 없다.
이 가운데 연예인의 정치적 입장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그 결과 많은 스타들이 침묵을 선택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침묵조차 해석되고 소비되는 구조다. SNS라는 즉각적 소통 창구를 통해 스타와 팬이 더욱 가까워졌지만, 동시에 사소한 이미지 하나, 단어 하나가 상징으로 과잉 해석되는 시대. 결국 스타는 표현할 자유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팬은 자신이 기대한 가치와 불일치할 때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불특정 다수의 폭넓은 해석의 다양성에 대한 고려와 안배는 필수적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이미지 관리 사이, 카리나의 논란은 이 두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파문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옷 한 벌이 연예인의 정체성까지 규정해버리는 시대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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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NS 출처.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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