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타우러스 우크라 제공 촉각…"유럽, 무자비한 전쟁속으로"
"독일의 분쟁 직접 가담으로 간주, 대응할 것" 경고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러시아가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사정거리 500㎞인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제공할 경우 독일이 분쟁에 직접 가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가혹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자국 로시야24 방송에서 "분별 있는 독일 정치인들은 독일이 완전히 무자비하고 완전히 괴물 같은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를 공급하기 시작한다면 유럽은 바로 이런 전쟁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에서 자체적으로 타우러스 미사일을 이용한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이고리 코로셴코 '국방'(National Defense) 잡지 편집장은 타스 통신에 "타우러스는 복잡하고 정교한 무기 시스템으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만 전투에서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우러스 실전 사용 방법을 훈련하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린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겨냥한 타우러스 미사일이 발사된다면 독일군 정규군이 수행한 것일 가능성이 크며, 러시아는 이를 독일이 분쟁에 개입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타우러스 미사일이 러시아 시설을 공격할 경우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적대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를 제공하는 것은 분쟁에 직접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우리에게 비우호적 조치에 비례 대응을 하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세르비아 칼럼니스트 네보이샤 말리치를 인용해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 오레시니크로 독일의 타우러스 미사일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에이태큼스·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하며 대응했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무기의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자체 생산을 지원하겠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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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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