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태의 타임머신] 한일 국교 정상화와 6·3 시위

시위는 6월 3일 정오를 전후하여 정점에 달했다. 서울 시내 1만2000여 명의 대학생이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도심으로 진출했다. 경찰은 저지하려 했지만 학생들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오후 2시경 종로·을지로·청계천까지 시위대가 진출했다. 심지어 일부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결국 오후 8시 서울 전역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 차원에서 한일 협정을 원했다. 일본은 미국을 거스를 생각이 없었으며 한국은 일본의 경제 성장을 따라잡고 싶어했다. 격렬한 시위로도 막을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한일 협정을 추진하던 사람들뿐 아니라 반대하던 사람들까지 힘을 모은 덕분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다. 부정 선거와 독재, 군사 정변으로 얼룩졌던 나라가 모범적인 민주국가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후회 없이 투표하고 깨끗하게 승복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으는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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