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뭉치는 미국 기업들…TSMC 견제?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 미 공장 확장에 160억달러 투자 "애플, 퀄컴, GM 등 고객사들이 지원"

반도체로 뭉치는 미국 기업들…TSMC 견제?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 미 공장 확장에 160억달러 투자
"애플, 퀄컴, GM 등 고객사들이 지원"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내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Inc.)가 미국 공장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160억 달러(약 21조8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이날 성명에서 뉴욕주 말타와 버몬트주 에식스 정션 등 미국 내 기존 공장 확장에 130억 달러를 편성했으며, 고급 패키징 기술 및 기타 기술 연구 개발에 추가로 3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2009년 미국 반도체 기업 AMD에서 분사한 제조 부문을 모체로 설립됐다. 이후 차터드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과 IBM의 반도체 제조 사업부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본사는 뉴욕에 있고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가 설립 당시부터 대주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확대를 주창하고 있어 이번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생산 능력 확장을 반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고객사인 애플, 퀄컴, 제너럴모터스(GM) 등의 지원을 받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팀 브린은 구체적인 자금 지출 계획은 밝히지 않은 채 공급과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린 CEO는 고객사들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원하며 제조가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공급업체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미국 공장에서 추가 생산해달라는 요청이 증가했다면서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글로벌파운드리스와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합병이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내 공급 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 경쟁을 포기하고 대신에 비용 효율적인 반도체 생산에 집중해 왔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반도체 및 전자기기 제조업체를 위해 생산하는 이른바 필수 칩은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장치 내 전력 제어와 데이터 흐름 관리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 열풍도 데이터센터와 통신 장비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칩 수요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이번 투자는 AI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지금까지는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회사였다. 수요가 뒷받침될 때만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규 공장과 장비에 대한 연평균 투자 규모는 약 14억 달러로, 인텔이나 삼성전자의 수백억 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미국 외에 독일과 싱가포르에도 공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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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