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메르코수르 FTA에 마음 열어 달라"…마크롱 '난색'
프랑스 국빈 방문…우크라·가자 전쟁 등도 논의
프랑스 국빈 방문…우크라·가자 전쟁 등도 논의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받아들이라고 요청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를 국빈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프랑스의 FTA 승인을 요구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메르코수르와 협정을 확정할 기회를 위해 조금만 마음을 열어 달라"며 "이 협정은 일방주의와 관세 보호주의의 부활로 인한 불확실성에 맞서 양 지역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12월 메르코수르와 25년을 끌어온 FTA에 최종 합의했다.
그러나 유럽의 대표 농업 국가인 프랑스는 이 FTA가 자국 농업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이런 우려를 표명하며 EU와 메르코수르 국가 간 환경 규제 차이를 지적했다.
그는 "농민들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면서 동시에 그런 기준을 전혀 지키지 않는 이들에게 시장을 대규모로 개방한다면 우리 농민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기후는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 농업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며 "그래서 이 협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 2025 농업박람회장에서도 EU·메르코수르 FTA 발효를 막기 위해 여전히 '반대 세력'을 모으고 있다며 "우리 농민은 무역 협정의 조정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U 내에서 이 FTA가 승인되려면 전체 27개 회원국 중 최소 15개국, EU 인구의 65%에 해당하는 회원국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브라질, 인도,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압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가 공을 들이는 경제 블록 브릭스(BRICS) 회원국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사전 계획된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전에도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 학살'로 표현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이 용어는 정치 지도자가 사용할 게 아니라 역사학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판단할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지난해 3월 마크롱 대통령이 브라질을 찾은 데 대한 답방 성격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국방, 경제, 생물다양성 보호, 에너지 전환, 문화, 가짜뉴스 대응 등 핵심 분야에서 양자 협력을 강화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엘리제궁은 설명했다. 또 브라질의 예술가, 지식인, 작가, 창작자를 프랑스에 초청하는 특별 문화 프로그램은 '브라질-프랑스 2025 시즌'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엘리제궁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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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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