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안방마님, 아직도 명장의 눈높이에 부족한가…순위 경쟁 대혼돈인데, 왜 주전 포수 2군행 파격 결단 했을까
[OSEN=조형래 기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순위 경쟁이 대혼돈으로 빠져든 시점, 주전 포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몸 상태와 실망스러운 지점들이 겹치면서 김태형 감독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롯데는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엔트리 변동을 단행했다. 포수 유강남을 2군으로 내리고 무릎과 손목 치료를 위해 잠시 2군으로 내려갔던 포수 정보근을 1군으로 다시 불러 올렸다.
3위 자리를 여유있게 유지하다가 최근 부침을 겪으면서 혼돈의 중상위권 순위 경쟁에 합류하게 된 롯데 입장에서는 주전 포수를 1군에서 빼는 결단을 내렸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게 아니기에 파격적이고 의아하게 다가온다.
김태형 감독은 “도루 잡는 능력, 수비, 블로킹이 무릎 아픈 뒤로 많이 무뎌진 모습이다. 볼배합과 관련해서도 감독한테 잔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볼배합이야 그 전에 내가 사인을 주면 되는 문제다. 어제도 도루 때문에 교체한 것”이라며 “2군에서 더 준비가 필요할 거 같다. 콜업 시점도 정해놓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7월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기시부 봉합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비시즌 재활 과정에서 혹독하게 체중 감량을 하면서 절치부심 했다.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재활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개막전부터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4월까지는 공격에서 제 몫을 해줬다. 개막 이후 3~4월, 타율 3할5푼8리(67타수 24안타) 2홈런 13타점 OPS .960으로 하위타선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방마님의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그런데 타격 페이스가 5월 들어서 뚝 떨어졌다. 5월 이후 유강남은 타율 2할2푼1리(68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OPS .729의 성적에 그쳤다. 6월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 OPS .423로 부진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을 공격 때문에 2군으로 내린 게 아니다. 수비에서 아쉬운 지점들이 보였다고 직접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 유강남의 도루 저지율은 리그 최하위급이다. 올해 유강남은 47경기(45선발) 304이닝을 소화하면서 32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대신 도루 저지는 3개에 불과하다. 도루 저지율 8.6%다. 정보근이 그나마 도루 저지율 22.2%(14허용/4저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좋은 수치는 아니다.
주전 포수가 도루 저지에 약점이 있으니 경기 중후반이 접전으로 흐르면 유강남 대신 다른 포수가 마스크를 바꿔 쓰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번 2군행을 통해서 유강남이 수비적으로 여러 부분들을 가다듬고 재정비해서 올라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보고가 2군에서 들려오지 않으면 콜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분명히 했다. 기약 없는 2군행이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적인 측면에서 유강남의 아쉬운 지점을 먼저 언급했지만, 볼배합에 대한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의 이번 결정에는 유강남 정도의 경험을 쌓은 포수라면 벤치의 사인 없이도 투수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어야 했다는 속내도 숨어있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유강남의 투수 리드, 볼배합 측면에서 많은 잔소리와 쓴소리를 건넸다. 경기 도중에도 수시로 유강남을 불러서 피드백을 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상호 배터리 코치도 유강남과 함께 2군으로 내려간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혹자들은 ‘볼배합은 결과론’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상황, 투수의 강점과 컨디션에 따른 볼배합과 투수 리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김태형 감독이 가장 우선시 하는 투수와 포수의 덕목은 공격적인 승부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유리한 상황을 활용해서 타자를 잡아내기를 바랐다. 이 지점에서 유강남은 김태형 감독이 눈높이에 들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또 ‘포수가 투수를 이끌어야 한다’는 지론이 강한 김태형 감독이 보기에는 유강남은 투수의 강점을 극대화 시키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유강남이 키플레이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키플레이어라고 꼽힌 선수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이 커지면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려고 한다. 순위 경쟁이 한창 치열한 시기, 주전 포수를 2군으로 내려 보내면서까지 포수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선수단에 긴장감까지 조성했다.
당분간 롯데는 정보근과 손성빈, 젊은 포수 체제로 시즌을 꾸려가야 한다. 지난해 후반기, 유강남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현재 포수 라인업으로 시즌을 꾸려간 바 있다. 2군에서는 올해 신인 박재엽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젊은 포수 체제로 당장 혼돈의 순위 경쟁 시기를 견뎌야 한다. 과연 김태형 감독의 결단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OSEN=고척, 조은정 기자]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롯데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롯데 유강남이 김태형 감독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4.29 /cej@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09/202506090142771893_6845bf086c6ba.jpg)
[OSEN=고척, 조은정 기자]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롯데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롯데 유강남이 김태형 감독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4.2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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