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모의' 브라질 前대통령 재판서 "헌법 틀내서 대안 논의"
재판 첫 출석…룰라 암살 시도 사전 인지·선거 불복 폭동 선동 등은 부인
재판 첫 출석…룰라 암살 시도 사전 인지·선거 불복 폭동 선동 등은 부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에서 극우 세력의 폭력 행위를 선동하고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자이르 보우소나루(70) 전(前) 브라질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기 위해 "헌법적 틀 내에서" 대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소재 브라질 연방대법원(STF)에서 진행된 쿠데타 등 혐의 사건 재판에 피고인으로 처음 출석했다.
공판 관련 모든 과정은 브라질 법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지난 2019∼2022년 재임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9)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룰라 대통령 암살을 계획한 데 이어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입법·행정·사법 3권 전권을 장악한 뒤 '신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비상 기구 설치를 계획했다고 브라질 검찰은 공소장에서 적시했다.
파울루 고네트 브라질 검찰총장에 따르면 '룰라 암살 계획'의 경우 군 수뇌부를 설득하지 못해 마지막 순간에 실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대선 패배를) 무효로 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 헌법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있다"면서 "대화는 매우 사적이었고, 아무것도 제안된 건 없으며, '결정하자'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만약 내가 계엄(estado de sitio)을 선포했다면 다른 조처가 있었을 것"이었다면서 "(모든 논의 내용은) 소요 사태 발생 시 법과 질서를 보장하자는 정도였고,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브라질 언론 G1이 보도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대선 기간 뇌물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던 것에 대해 지모라이스 대법관에게 직접 유감을 표했다고 G1은 전했다.
앞서 브라질 검찰과 경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와우테르 브라가 네투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7명과 함께 기소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형량은 징역 40년 안팎에 이른다고 브라질 언론 글로부TV는 보도했다.
브라질 제툴리우바르가스 재단의 치아구 부티누 교수는 AP통신에 "반란 시도 혐의를 받는 사람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을 변호하며 형사 재판을 받는 건 (브라질에서) 처음"이라며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열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과거 군사 독재 정권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온 전직 군인 출신으로,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혐의 등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2030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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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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