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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도 이긴 美베센트, 차기 연준의장되나…"유력 후보로 급부상"

중앙일보

2025.06.10 22:22 2025.06.1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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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자신과 갈등을 빚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지명 의사를 밝힌 가운데, 트럼프의 뜻대로 기준금리가 결정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위원들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베센트 장관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베센트는 블룸버그에 "난 워싱턴에서 최고의 직장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누가 미 경제와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월가에서 명성을 떨친 금융 투자 전문가 출신인 베센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중 무역 협상 등 주요 관세 정책을 이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 내 입지를 넓히고, 트럼프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때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권력 다툼에서도 그는 사실상 승리했다. 국세청장 직무대행 임명을 놓고 두 사람이 격하게 충돌한 끝에 트럼프는 베센트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은 "베센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격동의 첫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실행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세계 자본 시장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트럼프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관례를 깨고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파월 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의 임기가 1년가량 남았음에도 "파월의 후임을 곧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 임명된다. 임기는 4년으로 여러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금리 정책 등을 통해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린다.

지난덜 30일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오른쪽에서 두번째) 고별식에 참석한 스콧 베센트 장관(맨 왼쪽). AP=연합뉴스

차기 연준 의장은 누가되든 정치적 독립성 유지가 중요 과제란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자신이 금리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월가는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경우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는 베센트 외에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베센트는 훌륭하지만 이미 일자리가 있고 그의 전문 분야는 통화 정책이 아니다"며 "내가 대통령에게 말했듯 케빈 워시가 이 자리에 딱 맞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당국자가 블룸버그의 해당 보도는 가짜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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