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해변·수영장서 신체 가려야" 부르키니 착용 권고
시리아 "해변·수영장서 신체 가려야" 부르키니 착용 권고(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시리아 과도정부 관광부는 해변이나 수영장을 찾는 이들이 신체 부위를 많이 가리는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시리아 관광부는 1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공고문에서 "시리아의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도덕 가치와 일반 원칙을 중시하며 대중의 취향과 사회 각 계층의 감정을 고려한 적절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관광부는 "공공해변과 수영장에서는 좀 더 얌전한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며 "부르키니나 신체 일부를 더 많이 가리는 수영복"을 예시로 들었다.
부르키니란 눈을 포함한 얼굴과 전신을 모두 가리는 이슬람권의 여성 복식 '부르카'와 상·하의가 분리된 여성 수영복 '비키니'의 합성어로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수영복이다.
또 여성들이 물 밖에서 이동할 때는 수영복 위에 느슨한 겉옷을 걸치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남성에 대해서도 "수영장 밖 공공장소에서는 상의를 벗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리아 관광부는 4성급 이상의 리조트나 호텔, 개인 해변이나 수영장에서는 일반적인 서양식 수영복도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침은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과도정부를 세운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여성에 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고 여성을 입각시키는 등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안팎에서는 이슬람식 통치를 강요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다.
작년 12월 HTS 수장 출신인 아메드 알샤라 임시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직전 수도 다마스쿠스 거리에서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해온 한 젊은 여성에게 머리를 가려달라는 듯한 손짓을 한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여성은 상의에 붙어있던 모자를 뒤집어쓰고서야 알샤라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HTS는 극단주의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인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전선을 전신으로 한다.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 단절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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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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