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제실향민 1억2천만명…아프리카 수단은 3명중 1명꼴"
유엔난민기구, '세계 난민의 날' 맞아 글로벌 동향 보고서 공개
유엔난민기구, '세계 난민의 날' 맞아 글로벌 동향 보고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지난해 전 세계의 인도적 위기를 분석한 결과 난민과 국내실향민 발생 등으로 가장 큰 강제실향 상황에 부닥친 곳은 아프리카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대표 김새려)가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앞두고 공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 2024'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강제실향민 수는 1억2천320만명이다.
전 세계 67명 중 1명이 분쟁과 폭력,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강제이주 상태에 놓였다는 의미로, 2023년 말보다 700만명(6%) 증가한 수치다.
가장 많은 강제실향민이 발생한 나라는 수단(1천430만명)이다.
그다음으로는 시리아(1천350만명), 아프가니스탄(1천30만명), 우크라이나(880만명) 등으로, 수단을 포함한 4개국이 전체 강제실향민 수의 약 3분의 1로 조사됐다.
유엔난민기구는 "(2023년 4월 발생한) 수단 내전은 세계 최대의 이주 위기를 촉발했다"며 "수단인 대부분이 고향을 떠나 국내실향민이 되거나 타국으로 피란해 난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전년 대비 350만명이 증가한 수치"라며 "2024년 말 기준 강제실향민 수는 수단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단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인접국인 이집트, 차드, 남수단 등으로 이주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4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수단 서부의 북다르푸르 잠잠 난민캠프를 공격해 수백 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캠프 내 거주자의 81%인 40만여명이 이주했다"고 전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강제실향민 수는 약간 줄어든 1억2천200만명으로 증가세는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는 이에 대해 "일부 국가에서의 귀환 증가, 통계 조정, 새로운 대규모 분쟁 상황의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의 강제실향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현대전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고통뿐만 아니라 취약하고 참혹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난민과 강제실향민을 위한 평화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올해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난민 현안과 정책, 지속 가능한 통합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포럼 3건을 연달아 개최한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종로구 엔피오피아홀에서 국내 난민 아동·청소년의 정착과 사회통합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오는 18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리는 '2025 기술난민 제도 국내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관한다. 이 토론회는 이학영 국회부의장실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이재정 의원실, 난민연구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한다.
19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분쟁취약국에서의 인도적 지원: 현실과 방향' 주제의 특별 세미나를 연다. 이 세미나는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및 인도주의 포럼이 주최하고, 유엔난민기구와 국제개발민간협의회(KCOC)가 공동 주관한다.
김새려 대표는 "강제실향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뿌리째 흔들리는 일"이라며 "난민을 단지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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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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