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가 메신저 앱 추진…"왓츠앱·텔레그램에 대항"
"한국, 일본, 중국처럼 국산 메신저 있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글로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왓츠앱과 텔레그램에 대항할 국가 주도 메신저를 내놓을 예정이다.
13일(현지시간) 로시스카야가제타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지난 10일 새로운 국가 메신저 개발을 승인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상원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까지 받아야 확정된다.
앞서 막수트 샤다예프 러시아 디지털개발부 장관은 정부 회의에서 러시아의 새로운 메신저가 개발되고 있으며 올여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프콘탁테(VK)의 메신저 서비스 맥스가 이 플랫폼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앱은 푸틴 대통령의 지휘로 개발되고 있어 블라드(블라디미르 푸틴)의 앱으로 불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서방 소셜미디어를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 차단했다.
이후 러시아 내부에서는 자체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해 '디지털 주권' 확립하고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의 왓츠앱과 텔레그램 등 일반 메신저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샤다예프 장관은 자국 메신저를 보유하고 이러한 메신저가 시장을 장악한 국가들로 한국, 일본, 중국 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 하원 정보정책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안톤 고렐킨은 "이 플랫폼은 단순한 메신저에 그치지 않는다"며 왓츠앱과 텔레그램이 제공하지 않는 기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메신저 앱이 국가 서비스와 긴밀히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앱으로 러시아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고스우슬루기'와 학교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국가 메신저 확산을 위해 왓츠앱과 텔레그램의 데이터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2일 텔레그램을 제한하거나 속도를 늦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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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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