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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저항의 축'…이란 궁지 몰리는데 각자도생 들어가나

대리세력 '맏형' 헤즈볼라, 무기 보급로 끊기고 지도부 궤멸 하마스 이미 초토화…후티, 목소리 높여보지만 저항에 한계

조용한 '저항의 축'…이란 궁지 몰리는데 각자도생 들어가나
대리세력 '맏형' 헤즈볼라, 무기 보급로 끊기고 지도부 궤멸
하마스 이미 초토화…후티, 목소리 높여보지만 저항에 한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의 대규모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지만 그간 이란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던 중동의 '저항의 축' 대리세력들은 별다른 군사 행동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이었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사실상 빈사 상태에 빠지면서 이라크 등 나머지 친이란 무장세력들도 중심을 잃은 채 각자도생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간 이스라엘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이란의 '1차 방어선'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번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수일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입하지 않은 채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출된 헤즈볼라의 수장 나임 카셈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사망한 이란군 고위 장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는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이라크의 강력한 친이란 세력인 시아파 민병대들 역시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 과정에서 이라크 영공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뿐,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이란의 지원을 받아왔던 대리세력들이 이번 충돌에서 한발 뒤로 빠져있는 것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들이 대부분 군사력에 타격을 입은 데다가 각자 처한 국내 정치적 상황 등으로 인해 사기가 저하된 탓으로 보인다고 AP는 짚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 이전부터도 이란 주도의 중동 내 군사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이 사실상 와해 됐다는 관측은 올해 들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여기에는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한때 10만명이 넘는 전투원과 15만기에 가까운 로켓·미사일 등을 보유하면서 '세계 최강의 비정규군'이라는 평가도 받았던 헤즈볼라의 쇠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헤즈볼라는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을 늘려갔고, 이는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을 불러왔다.
결국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전면전으로 맞붙었고,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고위 지도부를 살해하고 헤즈볼라의 무기 상당수를 파괴하는 등 큰 타격을 입혔다.
결국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휴전을 맺었으며,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레바논 남부 일부 지역을 점령한 채 헤즈볼라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밀수하는 통로 역할을 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지난해 말 급작스럽게 붕괴하면서 헤즈볼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기 보급로마저 끊기게 됐다.
이에 헤즈볼라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더 큰 역내 이해관계를 위해 희생당했다"는 인식이 퍼졌고, 이란을 보호하는 것보다는 레바논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에 집중하자는 요구가 커졌다고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대학의 군사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레이그 교수는 이날 AP에 말했다.
크레이그 교수는 그러면서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제외한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들은 "한때 헤즈볼라가 가졌던 것과 같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저항의 축의 중심이었던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라크의 민병대들은 자국 정부와 손을 잡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 대다수 이라크 민병대들은 정부 방위군과 손을 잡고 연합군의 형태로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레나드 만수르 선임 연구원은 AP에 이러한 이라크 민병대들은 "(이라크) 정부에 연결돼있으며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게다가 이들은 이란과 헤즈볼라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목격했으며 이스라엘이 자신들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예멘의 후티 반군이 헤즈볼라를 이을 새로운 저항의 축 구심점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후티 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과 협업해 이스라엘 자파 지역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크레이그 교수는 후티 반군이 위치한 예멘이 이스라엘과 지리적으로 너무 먼 데다가 후티의 군사력도 헤즈볼라에 비해 약한 편이라 이스라엘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제 저항의 축은 "하나의 축이라기보다는 모두가 각자의 생존에 몰두한 느슨한 네트워크에 가깝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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