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막히는 일" 포지션 이동 거부하더니…홈런 치고 기뻐하다 트레이드됐다 '보복성 조치'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6/202506161130771524_684f836a4ed35.jpg)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거포 라파엘 데버스(29)가 하루아침에 트레이드됐다. 포지션 이동을 놓고 구단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다 보복성 트레이드로 떠났다.
데버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회 시즌 15호 솔로 홈런을 쳤다.
양키스 좌완 에이스 맥스 프리드의 초구 시속 93.6마일(150.6km) 가운데 낮게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보스턴의 2-0 승리를 이끈 쐐기포.
이날까지 데버스의 시즌 성적은 73경기 타율 2할7푼2리(272타수 74안타) 15홈런 58타점 출루율 .401 장타율 .504 OPS .905. 개막 첫 5경기 19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4월부터 빠르게 살아나 보스턴 팀 내 최다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쐐기 홈런으로 양키스전 스윕을 이끈 데버스는 모처럼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 나섰다.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데버스는 “우리는 좋은 야구를 하고 있고, 아직 더 보여줄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며 “몸 상태도 좋고,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보스턴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투수 카일 해리슨, 조던 힉스, 호세 벨로, 외야수 제임스 팁스 3세를 받는 조건으로 데버스를 넘기는 4대1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매스라이브는 ‘데버스는 양키스를 스윕하고 올 시즌 최고의 주말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펜웨이파크에서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고 있었지만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보낸 마지막 순간이 됐다’며 ‘몇 시간 뒤 펜웨이파크 클럽하우스 직원들이 데버스의 회색 랜드로버 차량에 짐을 싣고 그를 떠나보냈다’고 이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6/202506161130771524_684f836ad0dcb.jpg)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에 따르면 데버스는 트레이드를 요청한 적이 없다. 한 아메리칸리그(AL) 베테랑 스카우트는 “정말 말문이 막히는 일이다”며 보스턴의 일 처리에 의아함을 나타냈다. 최근 5연승 포함 8경기 7승1패로 시즌 5할 승률(37승36패)을 회복하며 팀이 다시 포스트시즌 경쟁권에 뛰어드는 시점에서 간판 타자를 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보복성’ 트레이드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보스턴이 FA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하면서 데버스와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당초 데버스는 자신의 포지션인 3루수를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2023년 1월 보스턴과 11년 3억13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 3루수 자리를 보장받았던 데버스로선 배신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계약을 줬던 하임 블룸 전 사장은 2023년 시즌을 끝으로 해고됐다. 데버스가 지난해 3루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였고, 보스턴은 수비가 좋은 브레그먼을 영입했다. 결국 데버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발 물러서 지명타자 역할을 받아들였지만 지난달 초에 또 변수가 생겼다.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6/202506161130771524_684f836b70af5.jpg)
[사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된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전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팀에선 데버스에게 1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3루수 자리를 비워준 것에 마음이 상했는지 데버스가 이를 거부했고, 지난달 10일 존 헨리 구단주가 캔자스시티 원정까지 가서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가 않았지만 데버스의 마음은 불편했다.
매스라이브는 ‘데버스는 수개월 동안 자신이 구단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꼈다.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순간 지인들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할까 고민했다는 말도 했었다’며 ‘헨리 구단주, 알렉스 코라 감독과 비공개 미팅 이후 데버스는 그 내용에 대해서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이후에도 그는 지명타자로 머물렀고, 브레그먼이 사근 부상으로 빠졌을 때도 데버스가 3루수로 나서는 방안은 고려되지 않았다. 코라 감독과 크레이그 브레슬로 단장은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반복했지만 데버스는 수비 훈련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홈경기 시리즈 중에는 민첩성 향상을 위해서 유격수 자리에서 가볍게 땅볼 훈련을 했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보스턴은 최근 성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트레이드로 정리했다. 2017년 보스턴에서 데뷔한 데버스는 올해까지 9시즌 통산 1053경기 타율 2할7푼9리(4074타수 1136안타) 215홈런 696타점 OPS .859의 성적을 남겼다. 올스타 3회, 실버슬러거 2회 수상에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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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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