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결혼식을 위해 이스라엘로 귀국했다가 발이 묶였다. 토트넘 홋스퍼 복귀를 앞둔 마노르 솔로몬(26)이 전쟁의 여파에 휘말리고 말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7일(한국시간) "솔로몬은 이란과 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에 갇혔다. 구단 측은 미사일 공격으로 하늘길이 열리길 기다리는 그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솔로몬은 2023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스라엘 윙어다. 그는 양발을 잘 사용한다는 장점을 가졌으며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170cm로 다소 작은 키를 지녔지만, 대신 빠른 발과 날카로운 슈팅을 자랑한다.
솔로몬은 지난 2019년 1월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22-2023시즌 풀럼에서 1년간 임대 생활을 보냈다. 샤흐타르와 계약이 끝난 상태는 아니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리그 소속 선수는 팀과 1년간 계약을 중단할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특별 조항 덕분이었다.
풀럼에서 24경기 5골을 기록한 솔로몬. 그의 다음 행선지는 토트넘이었다. 측면 보강을 원하던 토트넘이 그를 자유 계약(FA)으로 품었다. 손흥민의 백업이자 새로운 파트너로 활약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솔로몬은 프리시즌 투어에서도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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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도 좋았다. 솔로몬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특급 도우미'가 되는가 싶었다. 그는 2023년 9월 번리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격한 뒤 손흥민의 골을 두 차례나 어시스트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예기치 못한 대형 부상이 솔로몬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2023년 10월 훈련 도중 반월판 파열로 쓰러졌고,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당초 그는 4개월 정도면 복귀할 전망이었다. 그러나 2024년 3월 또 오른쪽 무릎 반월판 수술을 받았고, 다시 재활에 집중해야 했다.
결국 데뷔 시즌을 6경기 2도움으로 마친 솔로몬. 그는 작년 여름 프리시즌에서도 거의 기회를 받지 못했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리즈 임대를 택했다. 토트넘도 윌손 오도베르 등 윙어들을 추가 영입했기에 솔로몬을 미련 없이 임대 보냈다.
솔로몬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그는 곧바로 리즈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고, 공식전 41경기 10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리즈의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다. 리즈는 솔로몬 완전 영입도 추진했으나 일단 그는 올여름 토트넘에 복귀하기로 했다. '더 선'에 따르면 그는 토트넘에서 두 번째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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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프리시즌을 맞아 이스라엘로 돌아갔다. 그는 고국을 대표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경기를 소화한 뒤 이스라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전쟁으로 갇히고 말았다. 토트넘 측은 "모든 선수들과 그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나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
텔레그래프는 "솔로몬은 지난 시즌 리즈에서 임대 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토트넘 선수다. 그는 지난주 오랜 연인 다나 보시나와 결혼식을 올리고자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현재 이스라엘에 발이 묶인 상태다.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인터 밀란)도 항공편 폐쇄로 2025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는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한 바 있다.
또한 매체는 "이스라엘 영공은 폐쇄됐고, 이란과 공습으로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이 중단됐다. 양국은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았다"라며 "솔로몬 측근은 그가 '하늘이 열릴 때'에만 이스라엘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말까지 더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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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으로선 안전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미래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그가 토트넘에 남아 활약할 기회를 얻기 위해선 짧은 프리시즌 기간에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게 중요하기 때문. 새로 부임한 프랭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주축 자원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7월까지 훈련을 재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솔로몬은 새로운 감독인 토마스 프랭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구단 측은 그 전까지 선수의 안전과 복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게 당연하다"라며 "리즈는 승격에 핵심 역할을 한 솔로몬 완전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랭크 감독은 프리시즌에 새 선수단을 평가한 뒤 다음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