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1)가 663일 만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랜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오타니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지만 6구 시속 99.1마일(159.5km)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안타를 맞고 말았다. 폭투로 2루 진루를 허용한 오타니는 루이스 아라에스와도 6구까지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마지막 98마일(157.7km) 싱커가 안타로 연결되면서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매니 마차도를 상대로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오타니는 6구째 88.3마일(142.1km) 스위퍼를 유인구로 던졌지만 마차도가 공을 맞춰 띄우는데 성공하면서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는 개빈 시츠에게 7구 98.9마일(159.2km) 포심을 던졌다가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2루수 토미 에드먼이 호수비로 막아내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잰더 보가츠에게는 3구 95.4마일(153.5km) 싱커를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해 길었던 1회초 수비를 끝냈다.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는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87경기(482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2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에 성공하며 많은 팬들을 열광시켰지만 투수 오타니는 부상으로 고전하는 시즌이 많았다. 2023년에는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을 기록하며 활약했지만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시즌에는 투수로 등판하지 못했다.
당초 오타니는 올 시즌 초반 투수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으면서 투수 복귀 프로그램도 함께 늦춰졌고 후반기 복귀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그래도 오타니는 빠르게 투수 복귀를 위한 재활에 전념했고 결국 이날 재활등판 형식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경기에 등판한 것은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전 이후 663일 만이다.
투구수 28구를 기록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스위퍼(10구), 포심(9구), 싱커(8구), 스플리터(1구)를 구사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00.2마일(161.3km)까지 나왔다. 구속은 잘 나왔지만 663일의 공백은 곧바로 마운드에 적응하기에는 너무 길었다. 제구는 예전같지 않았고 변화구도 아직은 부상 이전의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타니 스위퍼의 헛스윙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공은 28구 중 9구(32%) 뿐이었다.
지난 시즌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526억원)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이날 이적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물론 1이닝 등판에 그쳤지만 투구 감각을 끌어올리며 투구 이닝 역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마침내 투수 복귀에 성공한 오타니가 오랜 공백을 이겨내고 올 시즌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