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유죄 아르헨 前대통령, 교도소 대신 가택연금…지지자의 힘?
법원 "72세 고령, 2022년 피습 등 고려"…지지자, 대규모 시위 예정
법원 "72세 고령, 2022년 피습 등 고려"…지지자, 대규모 시위 예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좌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72) 전 대통령이 과거 재임 시절 특정 사업자와 뒷돈 거래를 한 죗값을 교도소 대신 자택에서 받게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연방제2형사법원은 징역 6년 형과 피선거권 박탈 결정을 받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 가택연금을 허용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클라린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헤 고리니 부장판사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고령인 점, 2022년과 같은 피습 상황 예방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특별히 예외를 인정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다른 기결수처럼 교도소에 수감해야 한다'는 아르헨티나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22년 9월 부통령 시절 부에노스아이레스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던 중 총격을 받을 뻔하기도 했다.
당시 암살미수범은 페르난데스 면전에서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 안에 들었던 총알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아르헨티나 법원은 대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할 것을 명령했다.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1950∼2010) 전 대통령(2003∼2007년 재임)을 이어 2007∼2015년에 연임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국가 공공사업을 사업가 라사로 바에스(68·가택연금)에게 몰아준 뒤 도로 건설 자금 등 일부를 받아 챙긴 죄로 지난 10일 실형을 확정받았다.
좌파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 정당인 정의당(PJ)의 대표였던 페르난데스는 대통령, 부통령(2019∼2023년), 영부인 등을 지낸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다.
아르헨티나 좌파 페론주의 '적통'으로 인식되며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르난데스 부부 집권 기간 아르헨티나는 빈곤층에 대한 현금 직접지원 확대를 비롯해 대규모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페르난데스 정부는 당시 지출성 예산을 화폐 발행으로 메웠는데, 이는 결국 대규모 적자와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이후 좌우를 막론한 관료주의에 대한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하며 아르헨티나 정치판에 혜성처럼 등장한 '극단적 자유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은퇴자와 노조원, 대학생들의 반발을 낳고 있는 재정지출 억제 정책을 펼치며 물가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한복판에서 법원 판결에 항의하고 밀레이 정부의 '일방적 고통 전가'에 반대하는 취지의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TV 토도노티시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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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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