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저스 스파이라고?" 이정후에게 거액 안겨줬는데…성적 부진 해고, SF 前 사장은 진심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파르한 자이디 전 사장(왼쪽)이 입단식에서 이정후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사진] 파르한 자이디 전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8/202506172100779928_68518678aab26.jpg)
[사진] 파르한 자이디 전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이정후(27)에게 6년 1억1300만 달러 거액의 계약을 안겨줬으나 성적 부진으로 해고된 파르한 자이디(49) 전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올 시즌 팀의 반등을 확신하고 있었다. LA 다저스의 스파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팀을 망치지 못한 것이다”고 받아쳤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 17일 자이디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14~16일 다저스와의 시즌 첫 3연전을 맞아 수잔 슬러서 기자가 다저스 특별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자이디 전 사장을 만나 최근 근황과 샌프란시스코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2015~2018년 다저스 단장을 지낸 자이디 전 사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을 맡았다. 2021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다저스의 9년 연속 지구 우승을 저지했지만 나머지 5시즌은 모두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이정후,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 등 여러 FA들을 영입하고도 지구 4위에 그치자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놓고 경질됐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자이디 전 사장은 다저스로 다시 돌아갔다. 특별 고문을 맡아 다저스뿐만 아니라 구단주 그룹의 마크 월터가 소유 중인 다른 스포츠 구단 운영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났지만 여전히 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자이디 전 사장은 “샌프란시스코에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지금도 같은 지구에서 일하고 있으니 샌프란시스코를 주시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며 “단순히 경쟁자로서뿐만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과 선수들에게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그들이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매 경기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과 팀 전체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디 전 사장은 지난해 시즌 막판부터 장밋빛 전망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반등을 확신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41승31패(승률 .569)로 NL 서부지구 2위에 오르며 1위 다저스를 2.5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사장 시절 파르한 자이디(오른쪽)가 이정후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8/202506172100779928_685186793f61f.jpg)
[사진] 샌프란시스코 사장 시절 파르한 자이디(오른쪽)가 이정후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이디 전 사장은 “올해 샌프란시스코 성적이 잘 나오고 있는 것에 내가 성취감을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그곳에 있고, 그들이 잘 되고 있다는 사실은 기쁘다”며 “작년 시즌 마지막 몇 주간 내가 했던 발언도 그런 맥락이다. 2025년은 많은 것들이 하나로 모이는 해라 될 거라 봤다. 타일러 피츠제럴드나 엘리엇 라모스가 지난해 떠오르기 시작했고, 이정후와 윌머 플로레스도 건강을 회복해 돌아왔다. 헤이든 버드송, 랜던 루프 같은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불펜은 작년에도 안정적이었고, 올해도 좋을 거라 봤다”고 반등을 확신한 이유를 하나씩 열거했다.
이어 자이디 전 사장은 “시즌이 실망스럽게 끝났을 때 야구 운영 책임자가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면 단순한 말로만 들릴 수 있지만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야구는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은 그 조각들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선 자이디 전 사장은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에 심은 첩자’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다저스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왔고, 다시 다저스로 돌아간 독특한 커리어 행보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성적이 안 좋았으니 팬들 사이에서 ‘스파이’라는 표현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사진] LA 다저스 단장 시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선임한 파르한 자이디 특별고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8/202506172100779928_68518679c0a54.jpg)
[사진] LA 다저스 단장 시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선임한 파르한 자이디 특별고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이디 전 사장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나를 두고 샌프란시스코를 망치기 위해 다저스에서 온 사람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순위표를 봤을 때 팀을 망치지 못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성적이 반등한 것에는 자신의 지분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 남긴 자신의 유산에 대해 “아직 이르다”며 선을 그은 자이디 전 사장은 “샌프란시스코라서 대형 FA 영입에 어려움을 겪은 건 아니었다. 오라클파크가 타자에 불리한 구장이긴 하지만 반대로 투수 영입에 유리한 구장이다. 서부 해안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샌프란시스코는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강조한 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다저스) 같은 선수들을 놓쳤지만 최고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남은 시즌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자이디 전 사장은 “NL 서부지구에는 정말 강한 팀이 3개(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나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재능 있는 팀이다. 지난 10~11년간 이 지구는 정말 치열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선발과 불펜 모두 투수가 좋다. 투수 유망주 카슨 휘센헌트가 대기 중이고, 타자 유망주 브라이스 엘드리지도 최근 트리플A 새크라멘토로 올라왔다. 장기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아주 흥미진진한 경쟁이 될 것 같다”고 샌프란시스코의 미래도 낙관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8/202506172100779928_6851867a5e95d.jpg)
[사진]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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