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자녀 아빠찬스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재산형성 과정 등 10대 결격 사유를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람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또 가족을 건들겠다는 것으로, 참 비정하다(전용기 의원, 18일 MBC라디오)”며 김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김 후보자도 “치떨리는 정치검찰과 ‘쓰레기 찌라시 협잡카르텔’의 장난질에 당하지 않겠다”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민주당의 김 후보자 옹호에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낙마했던 정호영,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인철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등에 대해 민주당이 제기했던 낙마 사유(아빠찬스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가 김 후보자 의혹과 상당 부분 겹치며 “윤석열 정부 낙마 데자뷔”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2022년 4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했던 정호영 전 후보자와 김인철 전 후보자에 대해 아빠 찬스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정호영 전 후보자는 자녀 2명이 정 전 후보자가 속한 경북대 의대에 특혜 편입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인철 전 후보자는 자녀 2명이 모두 김 전 후보자가 받은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이 시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윤호중 의원은 “소녀의 일기장까지 압수하던 잔혹하고 무자비한 공정의 잣대는 어디로 사라졌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딸 조민씨의 일기장을 압수했던 검찰 수사를 거론하며 조국 사태와 같은 공정의 잣대를 요구한 것이다. 결국 두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이 부결되며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 후보자 아들의 김앤장 인턴 경력에 대해 아빠 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아들이 고3 때 작성한 표절 예방 관련 법안을 김 후보자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하고, 김민석 의원실이 김 후보자 아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와 세미나를 여는 등 ‘아빠 찬스 의혹’이 일자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부모가 자식 일을 도와주는 것 그 자체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16일 CBS라디오)”이라며 180도 다른 태도를 취했다. 박 의원은 “아빠 찬스‘라고 비난하려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로 정호영 전 후보자는 경찰 수사까지 받았지만, 결과는 무혐의였다”고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낙마했던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정치 자금을 관용 차량으로 쓰던 렌터카 보증금에 지출하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사퇴했고, 이후 벌금 3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홍근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초유의 인사 대참사”라 비난했다. 반면 김 후보자는 10억원에 가까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김 후보자가 표적 사정이라며 자리를 지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