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이탈리아 당국이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활동을 하는 독일 민간 선박을 잇따라 억류했다고 ARD방송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난민구조단체 시아이(Sea-Eye)는 지난 16일 아프리카 출신 난민 65명을 태우고 시칠리아섬에서 출항하려던 구조선 '시아이 5'가 이탈리아 당국에 억류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 배가 입항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고 해상구조협력센터(MRCC)의 지시를 어겼다며 시칠리아섬 포잘로항에서 출항을 막았다.
단체는 지난 15일 시칠리아섬과 리비아 사이 해상에서 고무보트에 수용인원을 초과해 타고 있던 난민들을 구조선에 태운 뒤 시칠리아섬에 들른 상태였다.
단체는 이탈리아 당국이 난민 구조를 범죄화하기 위해 지시 위반 등 혐의를 억지로 꾸몄다며 선박 억류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8일에도 난민 112명을 태운 독일 민간단체 레스크십(Resqship) 소속 선박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입항한 뒤 억류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18만5천623명의 이주민이 남유럽에 도착했고 이 가운데 17만5천명 이상이 지중해를 건넜다. 이탈리아 남부는 리비아와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의 주요 기착지다.
이탈리아 강경우파 정부는 자국 인근 해상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023년 독일 정부가 난민구조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자 올라프 숄츠 당시 독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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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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