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서 '부패 유죄' 확정된 前대통령 지지 대규모 집회
"브라질 룰라, 가택연금 페르난데스 내달 '면회'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최근 부패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72)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8일(현지시간)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연대를 시위하기 위해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었다.
지지자들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한복판 '5월 광장'을 중심으로 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크리스티나와 함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TV토도노티시아스와 일간 라나시온이 보도했다.
현장 생중계 장면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들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유죄를 확정하고 가택연금을 시작한 사법부를 규탄하고, 각종 복지 예산을 삭감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를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는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계 연합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을 비롯해 대학생, 은퇴자, 주부 등 각계각층에서 참여했는데, 주최측은 참가자가 최대 10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고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밀레이 정부는 대통령궁을 비롯해 집회 장소 인근에 있는 주요 시설물에 대한 방호를 강화했다.
경찰은 이 일대를 지나는 차량 검색과 대중교통 승객에 대한 임의 검문도 진행했는데, 이에 대해 반발하는 시민들과 마찰도 빚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1950∼2010) 전 대통령(2003∼2007년 재임)을 이어 2007∼2015년에 대통령을 연임한 아르헨티나 좌파의 거물이다.
그는 재임 당시 국가 공공사업을 친한 사업가에게 몰아준 뒤 도로 건설 자금 등 일부를 받아 챙긴 죄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6년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그러나 전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고령인 점과 2022년 피습 이력 등을 이유로 교도소에 수감하는 대신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자택에서 가택연금하는 방식으로 형집행을 변경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 집회에 앞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집 발코니에는 나갈 수 있을까? 농담 같겠지만 정말 궁금하다"며, 법원에 자신의 이동 가능 범위에 대해 명확히 해 줄 것을 변호인을 통해 요청했다고 적었다.
한편, '남미 좌파 대부'로 평가받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다음 달에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찾아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될지 주목된다.
룰라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인 파울루 피멘타 하원 의원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이 7월 2∼3일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 참석차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아 (페르난데스와) 만날 계획"이라며 "가택연금 중 방문 허용 등에 대한 절차에 대해 정부에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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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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