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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장수 광고모델과의 영원한 작별…도쿄돔 특별전 ‘고마워요, 나가시마’

OSEN

2025.06.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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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OSEN=백종인 객원기자] 이승엽의 요미우리 시절 얘기다. 자이언츠의 역대 70번째 4번 타자로 활약했다.

그가 도쿄돔 우중간으로 대형 홈런을 터트린다. 타구는 140미터 이상 날아간다. 그리고 관중석 너머 광고판을 직접 때린다. 그럼 커다란 배너(세로 7.43m×가로 9.53m)가 출렁인다. “에~~?” 깜짝 놀라는 일본 팬들의 함성이 뇌리에 생생하다.

그 외에도 우리에겐 꽤 익숙하다. 역사적인 한일전의 기억과 자주 오버랩 된다. 변하지 않는 풍경 덕분이다. 인상 좋은 신사가 빙긋이 웃는 모습이다. 외야에 걸린 광고 사진의 추억이다.

무려 35년이다. 기업의 역사로도 상당한 기간이다. 그 긴 시간 광고 모델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늘 같은 인물이 사진 속에 들어 있다.

일본의 보안업체 SECOM(セコム)의 얘기다.

창업한 것은 1962년이다. 그리고 1990년에 운명의 광고 모델과 만났다. 도쿄돔을 홈으로 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종신 명예 감독 나가시마 시게오다. (당시는 현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이후 1993년에 다시 취임했다.)

한 번 맺은 인연이다.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10년, 20년을 넘어 얼마 전까지 계속됐다. 벌써 35년째다. 심지어 광고주였던 창업자 2명은 벌써 유명을 달리했다(2014년, 2023년).

그런 둘에게 이별이 찾아왔다. 광고 모델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탓이다.

그냥 보낼 수는 없다. 광고주가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예전 디자인을 다시 보는 리마인드 전시회 같은 기획이다. 17일부터 시작된 행사는 29일까지 9차례의 홈경기 동안 계속된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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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안은 1994년에 제작됐다. 이후 20종류 이상의 버전이 만들어졌다. 이 중에 15점을 엄선해, ‘BOARD HISTORY’라는 명칭으로 팬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사실 디자인의 큰 변화는 없다. 기본 구도는 비슷하다. 무척 간단하고, 고전적인 스타일이다. 모델은 거의 정장 차림이다. 그리고 환하고, 신뢰감이 가득한 얼굴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한다.

심지어 광고 문구도 똑같다. 35년 간 일관된 카피다. 이제 일본에서는 누구나 아는 문장이 됐다. “SECOM 하셨나요(セコム、してますか).”

이번 전시를 맞아 추가된 문장이 있다. “미스터, 그동안의 감동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넣었다. ‘미스터’는 고인의 애칭이다. 언론과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미스터 베이스볼(Mr. BASEBALL)’이다.

게시물의 위치는 도쿄돔의 본래 ‘그 자리’다. 우중간 외야석 가장 먼 곳이다. 요미우리 응원단이 모여 있는 뒤편이다.

도쿄돔 외야의 대형 광고판을 ‘빅 보드(Big Board)’라고 부른다. 전광판을 기준으로 왼쪽에 6개, 오른쪽에 5개가 있다. 총 11개다. 나가시마를 모델로 한 SECOM도 그중 하나다.

이 11개의 빅 보드를 맞히는 대형 홈런에 대해서는 특별상을 수상한다. 상금으로는 100만 엔(약 947만 원)이 주어진다.

SECOM 빅보드에 적중된 타구 중 최장거리는 150m짜리였다. 2005년 이승엽(지바 롯데)과 2006년 다카사히 요시노부(요미우리)가 친 홈런이다.

SECOM은 이미 후계 작업까지 마쳤다. 나가시마의 대를 이어 오타니 쇼헤이가 그 역할을 맡았다. 올해 초 광고 촬영도 마쳤다. 동영상에는 투수 오타니가 젊은 시절의 나가시마를 상대로 투구하는 모습을 합성했다.

*** 요즘 광고 시장에서는 3년만 넘어도 장기 모델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우리의 경우 한 제품을 오래 한 경우는 배우 김혜자가 기억에 남는다. 제일제당 다시다를 27년간(1975~2002년) 맡았다. 배우 이덕화도 26년째 하이모 광고에 출연 중이다.

SECO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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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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