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포지션 갈등→감정적 트레이드’ 4546억 타자 떠난 보스턴, 후폭풍에 곤혹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고통 가득한 결별”

OSEN

2025.06.18 17:4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사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라파엘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한 이후 계속된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매체 USA 투데이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레드삭스가 데버스 트레이드는 백기 투항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보스턴의 데버스 트레이드를 조명했다. 

데버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054경기 타율 2할7푼9리(4079타수 1138안타) 215홈런 697타점 663득점 33도루 OPS .859를 기록한 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23년 1월 11년 3억3100만 달러(약 4546억원) 연장계약을 맺으며 원클럽맨으로 남을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보스턴이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3년 1억2000만 달러(약 1649억원)에 영입하면서 문제가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 주전 3루수였던 데버스가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기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보스턴은 수비력이 크게 떨어진 데버스를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브레그먼을 3루수로 쓰면서 전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을 했지만 데버스가 크게 반발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데버스는 지명타자로 이동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되는듯 보였다. 하지만 주전 1루수인 트리스탄 카사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또 한 번 문제가 발생했다. 보스턴은 데버스에게 이번에는 1루수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번에도 데버스가 거부한 것이다. 데버스는 자신을 지명타자로 밀어냈다가 다시 1루수를 맡으라는 구단의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보스턴은 존 헨리 구단주가 구단 수뇌부와 함께 당시 보스턴이 원정경기중이던 캔자스시티까지 날아가 데버스를 만나 면담을 했지만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보스턴은 데버스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샌프란시스코와 조던 힉스, 카일 해리슨, 제임스 티브스 3세, 호세 벨로를 받는 조건으로 데버스를 내보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떠나자 보스턴 팬덤은 곧바로 들고 일어났다. 데버스는 올 시즌에도 보스턴에서 73경기 타율 2할7푼2리(272타수 74안타) 15홈런 58타점 47득점 1도루 OPS .905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스턴 샘 케네디 사장은 “결국 우리는 래피(데버스)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된 것이 명확해졌다. 우리는 지난 오프시즌으로 돌아가 몇 달 동안 노력했다. 하지만 그와 우리는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었다. 사태는 변곡점을 맞이했고 우리는 큰 결정을 내렸다”고 데버스를 트레이드한 이유를 설명했다. 

팀의 핵심타자를 떠나보낸 보스턴은 전력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크레이그 브레슬로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우리가 2025년 백기를 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파엘 데버스 같은 선수를 내보낸 뒤 ‘더 나은 팀이 됐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점은 나도 알고 있다. 물론 서류상으로 이전과 같은 타선을 짜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종이 위해서 하는 경기가 아니라 실제 그라운드에서 하는 경기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스턴의 해명에 대해 USA투데이는 “레드삭스가 스타를 떠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앞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도 있는 무키 베츠와 연장계약을 맺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다저스로 트레이드한 사례가 있다.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도 샌디에이고로 떠났다”며 보스턴이 계속해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놓치는 점을 지적했다. 

“레드삭스 프런트 오피스는 순수하게 야구적인 관점에서 트레이드를 했다고 계속 강조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감정적인 이유로 인한 트레이드였다”라고 강조한 이 매체는 “그들은 데버스와 함께 우승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데버스가 프랜차이즈의 중심이 될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리더가 될거라고 보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베츠처럼 레드삭스를 몇 년 동안 괴롭힐 결정이 될지 아니면 구단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드가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고통만 가득한 결별이다”라고 평했다. /[email protected]


길준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