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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임명 6일 만에 김용현 추가기소…“영장 발부 요청"

중앙일보

2025.06.18 19:38 2025.06.1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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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23 [사진 헌법재판소]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특검)가 임명 엿새 만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거인멸 등 추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오는 2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김 전 장관이 조건 없이 석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구속영장도 청구할 방침이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

조 특검은 전날(18일)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일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보안 휴대전화(비화폰)를 받은 뒤 민간인 신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김 전 장관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요청해 비화폰을 받아서 노 전 사령관에 건넨 정황을 파악했다. 노 전 사령관이 부정선거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수사할 ‘제2수사단’의 단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김 전 장관과 비화폰으로 연락을 나눴다는 의혹이다.

또한 김 전 장관은 계엄이 해제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5일 관련 자료를 파기나 휴대폰 교체 등을 지시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최측근으로 비서 역할을 맡은 양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포착했다.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장관 지시에 따라 계엄 관련 서류 등을 없애라는 지시를 받았단 취지로 진술했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이 휴대전화 교체 및 노트북 등 폐기를 지시해 “망치로 부쉈다”는 등 구체적인 상황도 전했다.

조 특검은 지난 12일 임명된 후 경찰과 검찰과 협력해서 김 전 장관 관련 수사 기록을 인계받아 검토한 뒤 전날 수사에 착수했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 중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건 내란 특검이 처음이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조 특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수사 준비기간 중에 있어 공소제기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권한없이 함부로 김 전 장관에 대한 기소권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즉각 특검에서 사퇴하고,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를 받으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내란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로 민주당이 추천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뉴스1 DB) 2025.6.13/뉴스1



내란 특검 “추가 구속영장 발부 절차 신속 진행”

내란 특검이 가장 먼저 수사에 나서게 된 건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 전 장관이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7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돼 오는 26일 1심 최대 구속 기간인 6개월이 만료된다. 조 특검은 언론 공지를 통해 “법원에 신속한 병합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김 전 장관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지난 16일 피고인 출석 확보 및 증거인멸 방지 등의 조건을 달아 보석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사실상의 구속 연장”이라며 항고 및 집행정지 신청으로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는다면 김 전 장관은 제약 없는 상태로 석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원은 특검이 기소한 김 전 장관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재판부를 우선 배당한 뒤 사건 병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의 관련 사건인 만큼 기존 재판부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법조계 의견이 나온다.

한편 김 전 장관 외에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군(軍)·경찰 관계자 등도 이달 말부터 줄줄이 구속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김봉식 전 서울청장과 노 전 사령관 등이 대상이다. 특검이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를 통해 구속 상태를 이어가게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보름.김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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