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연휘선 기자] 몽골 첫 내한 올로케이션 영화 '위장수사'의 현지 톱배우들이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한국 작품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 등 한국 영화계와의 협업을 기대했다.
영화 '위장수사'(감독 T. 아마트부신, 제공/배급 스마일이엔티, 수입 호라이즌 웍스, 공동배급 블루필름웍스) 측은 19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수크볼드 라그차바자르, 니얌땀바 바이샤, 간바야르 샤바크체른, 수크바타르 바트조리고, 오란처크트 처크턱바야르, 만라이 바타르가 참석해 몽골 및 국내 취재진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위장수사'는 몽골 전설의 형사들이 한국에서 펼치는 기상천외한 위장 수사를 그린 영화다.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이들은 몽골에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현지의 톱배우들이다. '위장수사'가 이미 몽골 현지에서 큰 흥행을 거두며 대박을 터트렸다고.
실제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배우, 가수로 활동 중인 만라이 바타르를 필두로 팀의 중심을 잡는 타크타(수크볼드 라그차바자르)는 '몽골의 마동석'이라 불리는 국민 배우이자 인기 보이밴드 'MAAZ' 출신의 가수다.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바이샤(니얌땀바 바이샤)는 '몽골의 신동엽'으로 불리며 배우는 물론 감독, 각본가로도 활약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또한, 몽골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차라리 겨울 잠을 자고 싶어’(2023)에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조리고(수크바타르 바트조리고), 몽골 연예인 중 SNS 팔로워 수 TOP3에 빛나는 처크터(오란처크트 처크턱바야르), 실제로 한국에서 막노동을 경험했다는 톱스타 지지(간바야르 샤바크체크른)는 스스로를 가리켜 '몽골의 지드래곤'이라고 자부하기도.
[사진]OSEN DB.
영화의 삽입곡 '미미'를 부르며 등장한 배우들은 몽골 전통의상을 입고 한국의 트로트 예능을 연상케 하는 열띤 무대로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익살맞은 포즈와 생동감 있는 표정, "감사합니다"를 연방 한국어로 말해주는 이들의 노력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짐작하게 했다.
'위장수사'는 몽골 상업 영화 최초로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을 한 작품이다. 작품을 기획한 만라이는 이러한 도전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 영화도 좋아한다. 한국 분들이 몽골에서 영화 촬영도 많이 하고 여행 하는 것도 많이 봤다. 우리도 왜 한국에 가서 영화를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으로 출발했다. 한국에 처음 와서 많은 문을 두드렸지만 잘 되지 않은 것도 많았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와서 지금 여기 앉아있는 게 꿈 같다"라고 밝혔다.
몽골을 가리켜 국내 SNS에서 '몽탄 신도시'라 불릴 정도로 몽골의 도심이 한국의 신도시와 비슷한 풍경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터. 이에 대해 현지 톱배우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리고는 "한국 사람들이 몽골에 오시고 몽골에도 한국 것이 많이 들어와서 비슷한 점이 많았다. 영화에서는 한국이 대단하고 배우는 점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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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마동석'이라 불리는 SNS 호평에 대해 타크타는 "기분이 너무 좋다. '몽골 마동석'이 여기 있다. 한국 마동석은 어디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현장에서 한국 배우 마동석을 향한 영상 질문에 "안녕하세요 형님, 형님 어디야!"라고 귀엽게 인사해 호응을 자아냈다.
바이샤는 몽골의 신동엽으로 불리기도 하는 바. 그는 "한국의 신동엽이 춤을 춘다면 이렇게 춤을 출 것 같다"라며 한국 걸그룹 티아라의 '롤리폴리'에 맞춰 재치있는 춤을 춰서 환호를 더했다.
한국에서 촬영하는 동안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었을까. 만라이는 먼저 "한국에서 촬영하는 건 100% 올로케이션 촬영이라 한국어를 모르니까 힘든 점이 있었다. 그리고 30명이 몽골에서 와서 촬영이 진행됐다.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만라이는 "한국음식 너무 맛있었다. 다 좋아했다"라고 웃으며 "재미있던 점은 첫 촬영에서 여자 배우를 납치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경찰들이 많이 왔다. 우리는 '왜 경찰이 많이 왔지?' 싶었다. 여기에서 납치됐다고 한국 분들이 많이 신고를 한 줄 알고 우리가 많이 놀랐다. 경찰 분들께 나중에 설명을 잘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그렇지만 무서웠다"라며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한국 스태프 분들이 우리들에게 설명해주실 때는 촬영할 때 한 번만 소리내서 해주면 되고 한국에선 소리 없이 진행한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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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크터는 "우리는 몽골에서 왔을 땐 너무 날씬했다. 그런데 같이 한국 사람들과 일하면서 더 뚱뚱해졌다. 한국 스태프 분들이 우리와 처음 만났을 때 '밥 먹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 몽골은 그렇지 않는다. 엄마만 밥 먹었는지를 묻는데 한국 분들이 다 엄마의 마음을 갖고 우리한테 그런 질문을 했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분들 다 사랑한다. 한국 분들 이사하시면 도와드리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바이샤는 "우리 영화에 나온 윤제문 배우님을 몽골 사람들이 너무 사랑하고 좋아한다. 그 배우들과 같이 촬영하는 게 꿈 같았다. 몽골 사람들에게 이런 배우들과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입이 떡 벌어졌다. 오는 27일에 우리 영화가 개봉하는데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보시는 분들 극장마다 가서 제가 춤을 춰드리�募�"라고 덧붙였다.
'지지'는 "'위장수사' 영화 안에 제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저는 2017년에 몽골에서 유명하지 않았을 때 한국에 살았던 적이 있다. 한국에서 3개월 동안 와서 노동일을 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호텔 청소, 이사, 사무실 일까지 다 해봤다. 그때 제가 한국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에 몽골에 돌아가서 더 열심히 노력해 여기 앉게 됐다. 한국에서 일할 때 이런 영화를 만들면 어떨지 생각하게 됐고, 그때 몽골로 돌아갈 때는 다시 한국에 오면 노동이 아니라 제 직업 배우로서 활동하고 싶었는데 지금 이렇게 앉아있게 됐다. 이렇게 친구들과 저 자신과의 약속을 이루고 앉아있게 돼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타크타는 극 중 삽임된 노래 '미미'에 대해 "몽골에서 30년 전에 유명한 노래인데 이 영화를 위해 가수 분들에게 허가받고 한국어 버전으로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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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문, 기주봉 등 한국 배우들과의 촬영은 어땠을까. '지지'는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다. 영화에서 제가 바다(윤제문 분)를 향해 '바다 내가 너 잡는다'라고 했는데 그걸 윤제문 배우와 같이 촬영하면서 너무 무서워 하고 놀라서 그 말을 잘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엔 많이 연습하고 다시 촬영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작품은 타크타 배우의 꿈을 이루면서 한국 배우 마동석과 찍어보고 싶다"라고 강조해 현장의 박수를 자아냈다.
타크타는 이어 "한국 오기 전에 너무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윤제문 배우와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는데 와이프가 보는 드라마에 윤제문 배우가 출연하고 있었다. 그래서 와이프가 너무 좋아했고 한국에서 촬영 잘하고 오라고 응원해줬다"라며 웃었다.
만라이는 "기주봉 배우도 우리 영화에 나왔는데 몽골 사람들이 기주봉 배우를 너무 사랑하고 너무 좋아하는데 우리 영화에 들어와서 촬영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이 자리에서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사진]OSEN DB.
그렇다면 또 한국에서 촬영하고 싶은 배우들도 있을까. 처크터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같은 유명한 작품에 들어가신 배우 분들을 너무 좋아한다. 같이 작품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조리고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하늘나라에 계신데, 제 꿈을 이뤘다. 친구들과 같이 아버지가 노동 일을 한 나라에서 배우로 앉아있게 됐다. 지금 이렇게 앉아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 우리 영화를 사랑해 달라"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지 드래곤'이라며 너스레를 떤 지지는 "몽골 사람들의 삶이 한 사람이라도 한국과 연결돼 있다. 이렇게 영화를 만들게 된 건 몽골 영화사의 긴 역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100% 촬영도 하고 한국에서 개봉도 하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 여기까지 진행한 같은 팀원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우리가 이렇게 노력한 만큼 여러분들도 우리 영화를 많이 보고 사랑해 달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