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본인도 놀란 깜짝 복귀였다.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온 콤파뇨(29, 전북 현대)가 구단 의료진과 거스 포옛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전북 현대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에서 수원FC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0-2로 끌려가다가 후반에만 3골을 터트리면서 리그 1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4연승을 완성한 전북은 승점 41(12승 5무 2패)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연발하며 흔들렸다. 전반 5분 2005년생 김도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전반 31분 싸박의 파워를 제어하지 못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7분 김진규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후반 27분 콤파뇨의 헤더 복귀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후반 44분 이승우가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하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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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돌아온 콤파뇨도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뒤 2분 만에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이탈리아 폭격기'의 면모를 자랑했다. 경기 전 거스 포옛 감독은 "몸 상태가 20분에서 25분밖에 못 뛰는 상황이다. 만약 벤치에 9명이 앉을 수 없었다면 여전히 제외됐을 것"이라며 아직 정상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그럼에도 강력한 모습이었다.
경기 후 만난 콤파뇨는 가장 먼저 의무팀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은 좀 이상했다. 첫 번째로 내가 복귀한 데는 지우반 피지오를 포함한 의무팀의 역할이 컸다. 처음으로 이런 부상을 당했고, 작은 통증이 아니었다. 그런데 뛰어난 치료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게 됐다. 의무팀에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포옛 감독 언급도 잊지 않았다. 콤파뇨는 "두 번째는 감독님의 역할이다. 어제 막 팀 훈련에 복귀한 선수를 투입할 수 있는 감독은 전 세계에 우리 감독님밖에 없을 것"이라며 "어제(16일) 막 복귀했기 때문에 스쿼드에 포함될지도 몰랐고, 벤치에서 워밍업만 하다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치열한 경기 양상 속에서 내가 투입될 수 있을지 몰랐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감독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 내게 득점할 기회를 주고 팀에도 승점을 벌어다 주는 결정이었다"라며 "감독님이 내게는 원래 10분 정도를 얘기하셨다. 20분에서 25분 출전을 생각하셨는지 몰랐다. 아직 몸 상태가 50%도 안 되기 때문에 몸보다는 마음가짐을 준비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감독님의 결정이 팀에 승점 3점을 가져다 줬고, 나도 득점으로 기여하게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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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전 첫 터치를 득점으로 연결한 콤파뇨. 그는 "벤치에서 시작했고,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스트라이커로서 팀이 0-2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투입되면 득점을 노려야겠다는 생각을 당연히 했다. 첫 번째 터치가 골이 된다면 이보다 더 환상적일 수 없다. 결과적으로 팀이 내 골을 발판 삼아 승리까지 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또한 콤파뇨는 "오늘 승리가 다른 팀들에도 메시지가 됐을 거다. 우리가 전북 팀으로서 리그 선두로서 정말 죽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수원FC가 전반에 경기를 정말 잘 풀었지만, 우리가 후반전에 다 뒤집었다. 전북이 죽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외쳤다.
콤파뇨 말대로 어느덧 리그 15경기 무패, 패배를 잊은 전북이다. 그는 "이 정도로 좋았던 흐름은 루마니아 2부리그 때 한 번 경험해 본 것 같다. 물론 축구는 변수가 많고, 어느 팀과 하든 0-0부터 새로 시작하기 때문에 어려운 스포츠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는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다음 경기는 FC서울과 '전설 더비'다. 콤파뇨는 "서울과 다음 경기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서울 팬분들도 우리 팬분들도 많이 오셔서 지난번처럼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길 바란다. 분명 서울전은 쉽지 않겠지만, 우리 팀엔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