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자산 원금 '고위험 고수익 상품' 투자 검토"
'우크라 지원용' 자금 추가 확보방안 모색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역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원금을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당국자들은 벨기에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인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원금을 EU 산하의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투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당국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투자가 될 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동시에 러시아 원금을 '도둑질'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방도라고 폴리티코는 해설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주요 7개국(G7)과 EU, 호주가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총 2천800억 달러(약 403조원)다.
이 가운데 약 78% 정도인 2천196억 달러(331조원)가 EU, 특히 벨기에 유로클리어에 대부분 묶여 있다. 유로클리어는 규정상 벨기에 중앙은행을 통해 수익률이 가장 낮고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에만 투자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절 이뤄진 합의에 따라 G7과 EU는 러시아 동결자산 원금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금을 담보로 총 450억 유로(약 66조원)를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참여국들이 각자 예산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출해주고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상환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EU의 경우 450억 유로 가운데 180억 유로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이 돈은 연말까지 전액 상환될 예정이어서 당장 내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터라 EU로선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위험이 크더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으로 러시아 동결자산을 옮기겠다는 구상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룩셈부르크에서 EU 27개국 재무장관이 비공식 만찬을 할 예정이어서 집행위 구상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만찬을 주재하는 EU 상반기 순회 의장국은 각국에 보낸 초청장에서 "러시아 동결자산의 잠재적 활용과 제재 체제 관련 추가 조치와 관련한 가능한 옵션에 대한 집행위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빛나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