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 나탄즈 지역에 조성된 핵 개발 단지를 폭격한 데 이어 19일엔 플루토늄 재처리 의혹을 받아온 아라크 지역의 중수로를 폭격했다. 양측이 전면전으로 치닫자 미국에서는 중동전쟁 개입 여부를 놓고 찬반 격론이 한창이다. 미국의 참전에 방아쇠 역할을 할 무기로 유도 폭탄인 GBU(Guided Bomb Unit)-57이 거론된다.
미군의 최신 특수 폭탄인 GBU-57은 지상에 건설된 나탄즈 핵 기지와 달리 험준한 산악 지대인 포르도 지역의 지하 80m 암반 아래에 건설된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다. GBU-57은 공중에서 투하하면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지하 공간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된 벙커버스터의 일종이다. 길이 6.2m, 무게 13.6t여서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기간에 벙커버스터의 일종인 BLU-109(탄두 중량 870㎏)를 사용했지만, 암반 지대인 포르도 지하 핵 시설까지 뚫기엔 역부족이다. 미국만이 보유한 GBU-57을 이스라엘이 간절히 원하자 트럼프가 고심하고 있다.
한국엔 GBU-57이 없지만,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초대형 탄도미사일 ‘현무-5’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 중량은 1t이지만, 현무-5는 약 8t이다. 지하 100m 아래에 있는 구조물도 타격 가능할 정도로 파괴력이 강력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와중에 미국의 참전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슨 생각을 할까. 미국의 GBU-57과 한국의 현무-5가 동시에 평양을 겨누는 악몽을 꾸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