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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카운터어택] 대한민국 스포츠 버전 2.0 시대를 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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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9 08:12 2025.06.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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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 스포츠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구단주 출신이라는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3년 성남시장 재임 당시 기업구단이던 프로축구팀 성남 일화를 인수해 시민구단 성남 FC로 전환하며 직접 구단주를 맡았다. 이후 구단 현안에 적극 관여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K리그 판정 시스템을 비판하고, 선수단을 위해 클럽하우스 건립을 결정하는 등 행동하는 구단주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프로스포츠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생생한 경험과 지식을 쌓았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로축구 성남 구단주 시절. [사진 프로축구연맹]
때문에 대통령이 취임하며 내놓은 ‘누구나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라는 화두를 기대하는 체육 관계자들이 많다. 대통령은 ▶국민생활체육 인프라 확대 ▶전 생애주기별 체육 활동 지원 ▶장애인 체육 기반 강화 ▶체육인 복지 기반 강화 ▶e스포츠 생태계 조성 지원 ▶레저 인프라 확충의 스포츠 6대 공약을 발표했다. 프로스포츠와 생활체육이라는 스포츠의 두 기둥을 함께, 균형감 있게 키워가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다.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 뒤 비중 높은 순서대로 시간과 노력과 재정을 투입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프로스포츠의 최우선 과제는 자립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종목을 막론하고 뜨거운 흥행 열기가 이어지지만, 제대로 된 프로 시스템을 구현하기엔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도 프로팀이면서도 홈 경기장을 직접 운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뼈아프다. 올해 초 프로야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최근 수년간 프로축구를 뒤흔든 논두렁 잔디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체육인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현행 시스템의 대표적 부작용”이라 입을 모은다. 적자 최소화 기조 아래서 관중들의 관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경기장 시설 개·보수를 기대하긴 무리다. 프로스포츠 구단의 경기 시설 장기 임대, 시설 개선을 위한 공공 인프라 지원 등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생활체육의 화두는 보편성이다. 국민 누구나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기 위해 성별과 연령, 지역, 소득 수준 등에 구애받지 않는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대한체육회와 협력해 생애주기별 스포츠 정책부터 하루빨리 완성해야 한다. 유아기엔 기초 체력과 운동 습관, 학령기엔 학교 체육 시설 활용, 청년기엔 직장인 리그 및 지역 주말리그, 장년기엔 재활과 여가 활용 등 단계별 핵심 키워드를 실현하기 위한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주 오랫동안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은 기획과 제도화 단계에 머물러왔다. 이젠 실행에 무게를 실을 때다. 스포츠가 산업적·문화적 가치를 확충해 버전 2.0으로 새 출발 하려면 정부의 의지를 담은 법제적 설계와 적극적인 이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구단주 출신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송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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