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가수 최성봉이 33년의 인생을 스스로 마감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의 폴 포츠’라는 닉네임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던 최성봉은 거짓 암 투병이라는 희대의 사건이 밝혀지며 민낯이 드러났고, 무연고 사망자로 쓸쓸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故최성봉은 지난 2023년 6월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3세.
최성봉은 숨진 채로 발견되기 하루 전, 커뮤니티를 통해 “저의 어리석은 잘못과 피해를 받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거듭 잘못했다. 지난 2년여 동안 후원금 반환 문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반환 해드렸다. 이제는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려 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최성봉의 사망일에 공개됐고,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
최성봉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아원 출신이라는 불우한 과거 속에서도 성악가를 꿈꾸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했고, 준우승 이후 ‘한국의 폴 포츠’라는 수식어를 달고 2014년 앨범 ‘느림보’를 발매하는가 하면 2016년에는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정부 주관 ‘2016년 국민추천포상’ 행정자치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감동 서사를 이어간 최성봉. 그는 2020년 5월 대장암 3기, 전립선암, 갑상선 저하증 및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려 또 한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그는 각종 방송에 출연해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며 투병 근황을 전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가수의 꿈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거짓’ 감동 서사는 1년 만에 드러나고 말았다. 2021년 최성봉의 암 투병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것. 최성봉이 최초로 제기한 진단서 진위 여부는 물론 유흥비로만 3천만 원 이상을 쓰는 등 ‘한국의 폴 포츠’는 ‘유흥업소 큰손’으로 밝혀졌다.
헤픈 씀씀이로 암투병 후원금을 탕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최성봉은 여러 차례 반박하며 사실을 가리려 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소중한 후원금 돌려달라고 하시는 회원님들에게는 당연히 돌려드리겠다. 어떻게든 마련해서 후원금 반환하고 떠나겠다”고 사과했고, 식당 등에서 서빙,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후원금을 반환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OSEN DB.
후원금을 모두 반환하고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겠다는 최성봉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시신을 인계하려 했지만 유족이 나타나지 않아 그의 시신은 서울 소재 병원 장례식장 냉동고에 안치됐고, 전 매니저이자 측근이 사비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2일장으로 진행됐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일어서며 모두에게 감동과 위로를 안긴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은 ‘거짓 암 투병’으로 그 민낯이 드러나면서 쓸쓸하게 인생을 마쳐야 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감동 서사 역시 그 의미가 퇴색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