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감독대행으로부터 부여받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군 강등된 '휘문고 오타니' 김대한(두산 베어스)이 퓨처스리그 4경기 만에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김대한은 지난 19일 익산구장에서 펼쳐진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4번 중견수로 선발 추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볼넷 1득점 활약을 펼쳤다.
김대한은 0-0이던 1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KT 선발 권성준을 상대로 5구 승부 끝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에 그치며 이닝을 강제 종료시켰다.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0-2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추격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권성준을 만나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를 받아쳐 비거리 115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14일 1군 말소 후 4경기 만에 나온 퓨처스리그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여전히 1-2로 뒤진 5회초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루키 김재원 상대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파울 이후 볼 3개를 연달아 지켜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대한은 후속타자 박성재가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1루에서 그대로 이닝 종료를 맞이했다.
마지막 타석은 4-5로 추격한 9회초 2사 2루에서 찾아왔다. 김대한은 동점 기회를 맞아 문용익의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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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난 14일 2주 동안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김대한에게 전격 2군행을 통보했다.
조 대행은 “김대한 선수를 직접 만나진 못했는데 코치님들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했다”라며 “물론 짧은 기회 안에 결과를 내야하니까 부담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음에 올라와도 똑같을 텐데 결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기회를 주기도 그렇다. 그건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한 번쯤 짚어봐야 할 문제다”라고 냉정한 시선을 보였다.
휘문고 시절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로 불리며 2019년 두산 1차지명된 김대한. 그는 부진과 부상으로 얼룩진 지난 6년을 만회하기 위해 누구보다 빠르게 2025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작년 10월 피닉스 교육리그,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2025시즌 과제를 확인했고, 선배 김재환과 함께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에게 SOS를 요청,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킹캉 스쿨’에 고액의 자비를 들여 다녀왔다. 체중을 7kg 늘리며 데뷔 때부터 과제였던 ‘벌크업’에도 성공했다.
김대한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향해 본진보다 일주일 먼저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강정호에게 배운 새로운 타격폼을 보다 빠르게 익히고자 선발대 편성을 자처했다. 그리고 달라진 타격과 마음가짐으로 외야 경쟁 전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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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주 캠프를 무사히 마친 김대한은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가 아닌 2군 미야코지마 캠프행을 통보받았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불의의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개막 엔트리 합류 불발과 함께 5월 중순까지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김대한은 지난달 30일 마침내 이승엽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고척 키움 3연전에서 6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6월 3일 지휘봉을 잡은 조 대행도 “자기 스윙을 다해 달라”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김대한에게 기회를 부여했으나 6월 한 달 동안 22타수 4안타 타율 1할8푼2리로 부진했다. 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홈런을 끝으로 안타를 맛보지 못했다.
조 대행은 “기회는 본인들이 만들었으면 한다. 더 이상 퓨처스에 어울리지 않다는 판단이 들게 해주면 그 선수가 있어야할 곳은 1군밖에 없다”라고 강조하며 “팀 내 장기적으로 우타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대한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와 같이 가야 하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다. 그래서 선수에게 분발을 요구했다”라고 김대한의 2군행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되길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