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마이애미(미국)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포르투(포르투갈)를 2-1로 꺾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차전에서 알아흘리(이집트)와 0-0으로 비겼던 마이애미는 이날 승리로 승점 4점을 확보, 브라질의 파우메이라스와 함께 조 선두권을 형성했다. 반면, 포르투는 1무 1패(승점 1)로 3위에 머물며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부담을 안게 됐다.
경기 시작은 포르투의 페이스였다. 전반 8분 포르투의 마리우가 마이애미 수비수 노아 앨런의 파울에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사무 아게호와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1-0 리드를 잡았다.
끌려가던 마이애미는 전반 중반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크레마스키가 차례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포르투 골키퍼 하무스의 연이은 선방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전반은 포르투가 한 골 차로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 들어 마이애미의 전술이 살아났다.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웨이간트의 낮은 크로스를 텔라스코 세고비아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이애미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분위기 전환의 분기점이었다.
그리고 7분 뒤, 마침내 메시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 키커로 나선 메시는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 찬 공을 골문 오른쪽 상단에 꽂아 넣었다. 환상적인 궤적이었다. 개인 통산 6번째 클럽 월드컵 득점으로, 바르셀로나 시절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의 승리는 ‘바르셀로나 향우회’라 불리는 마이애미의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감독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포함해 메시,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알바 등 과거 FC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고스란히 출전했고, 경기 내용 또한 스페인식 패싱 게임이 녹아든 전술이었다.
공격진에서는 메시와 수아레스가 투톱을 이뤘고, 미드필드에서는 세고비아, 크레마스키, 아옌데가 부스케츠와 함께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수비는 팔콘과 프라이가 중심을 잡았고, 우스타리 골키퍼는 안정된 마무리로 포르투의 막판 공세를 막아냈다.
포르투는 전반 선제골 이후 후반 교체 카드를 연이어 꺼내며 반전을 꾀했지만, 메시의 마법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게호와의 헤더, 보르지스의 크로스 등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슈팅 정확도가 아쉬웠다.
이번 경기로 인터 마이애미는 클럽 월드컵 역사상 '선제 실점 후 역전승'에 성공한 첫 번째 북중미 팀이 됐다. 또한 마이애미는 국제대회에서 유럽 구단을 상대로 거둔 최초의 승리를 챙기며, 미국 축구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메시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POTM·Player of the Match)로 선정됐고, 클럽 월드컵 통산 득점 6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골)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클럽 단위로는 바르셀로나 이후 인터 마이애미에서 두 번째로 클럽월드컵 무대에 이름을 남겼다.
A조는 현재 파우메이라스와 마이애미가 나란히 승점 4점으로 앞서 있으며, 포르투와 알아흘리는 승점 1점으로 뒤따르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