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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 동맥경화'…미군, 이란 호르무즈 봉쇄할라 골머리

연합뉴스

2025.06.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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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사실상 통제…80년대에도 기뢰 깔아 위력 입증 군·민간 모두 촉각…최근 유조선 단순충돌에 국제사회 '화들짝'
'세계 에너지 동맥경화'…미군, 이란 호르무즈 봉쇄할라 골머리
이란이 사실상 통제…80년대에도 기뢰 깔아 위력 입증
군·민간 모두 촉각…최근 유조선 단순충돌에 국제사회 '화들짝'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쟁 직접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미국도 관련 대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약 160㎞에 좁은 곳은 폭이 약 50㎞ 정도에 그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막대하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문제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적인데, 이런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을 압박하거나, 미국의 직접 개입을 차단하는 카드, 혹은 보복용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동맥을 막아 피해를 줌으로써 전쟁 중단을 국제사회에 압박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미군 고위 장성들이 백악관에서 이런 우려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 국방부가 기뢰 부설 등을 포함해 가능한 이란의 모든 보복 시나리오를 검토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충분한 해군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다양한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NYT에 따르면 이란은 잠수부들이 목표 선박 선체에 직접 부착하는 방식의 '림펫 기뢰', 부력과 중력을 이용해 수면 바로 아래에 있다 접촉 시 폭발하는 '계류 기뢰',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가 목표물이 접근하면 부상해 폭발하는 최신식 '침저기뢰'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해 위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1988년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진행하면서 기뢰 150개를 부설했다. 그중 1개가 미 해군 유도탄 호위함을 침몰 직전까지 몰아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 입장에서도 대응이 쉽지 않다. 해협이 차단되면 미 해군 함정 일부가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군은 이런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해군 함정들을 분산 배치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물론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경우 맞닥뜨릴 현실적 문제가 작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일단 미군의 강경한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란을 향한 경제 제재 조치도 강화할 수 있다. 이미 휘청이는 이란의 경제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카림 사자푸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고, 지역 원유 시추 시설을 파괴하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퍼붓는다면 이란이 상대방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역풍에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배경에서 최근, 이 해역 인근에서 유조선 '아달린호'와 다른 유조선 '프런트이글호'가 위치정보시스템(GPS) 오류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국제사회가 화들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
이 사고로 원유가 소량 유출되고 일부 유조선 갑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전쟁과 관련성이 적은 사고로 파악됐다.
키프러스에 본부를 둔 프런트이글호의 소속 해운사 '프런트라인'은 "역내 불거지고 있는 충돌 상황과는 관계가 없는, 항해사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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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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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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