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 손흥민(33)과 구단의 결별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절정에 오른 10년의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작별을 향한 신호탄이었을지 모른다.
영국 '풋볼 런던'은 19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의 새 사령탑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첫 공식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두 스타의 향후 거취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마침내 커리어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토트넘 입단 후 454경기 173골 101도움, 그리고 17년 만의 구단 트로피. 모든 수치가 그가 클럽 역사에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준다.
구단은 손흥민과의 동행을 여기서 멈추려는 듯한 분위기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 "손흥민과의 결별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처럼 보인다"라며 "그의 이적 가능성은 50% 수준이며, 이미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 SK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의 이적 결정은 한국 투어 일정으로 인해 늦어졌을 수 있다"라고 전하며, "구단은 손흥민의 높은 인지도가 투어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식 발표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토트넘의 공격진 개편 움직임은 손흥민의 입지를 더욱 흔들고 있다. 최근 '웨스트햄 웨이'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회장은 웨스트햄의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 영입을 타진했고, 약 5,000만 파운드(약 929억 원)의 이적료가 예상된다. 쿠두스는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으로, 새 감독 프랭크가 선호하는 전술에 적합한 선수다.
특히 쿠두스는 강한 피지컬과 드리블 돌파 능력을 갖춘 2선 자원으로, 손흥민과의 포지션 중복은 물론, 전술적인 대체 가능성까지 갖추고 있다. 즉, 토트넘이 쿠두스를 영입한다는 것은 곧 손흥민을 대체할 새로운 중심축을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풋볼 런던은 프랭크 감독의 첫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로메로가 언급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그는 도미닉 솔란케,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몇몇 주축 선수들의 이름은 직접 거론했지만, 클럽의 리더이자 상징이었던 손흥민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이적 논의가 이미 내부적으로 진척됐을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물론 구단 측에서는 "손흥민이 이미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른 선수이기에 굳이 거명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온건한 분석도 내놨지만, 이례적인 침묵이자 의도적 배제라는 시선은 여전하다.
토트넘은 이미 케빈 단소, 마티스 텔의 완전 영입을 마쳤고, 브라이언 음뵈모의 영입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모두 공격진 변화와 맞물려 있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스쿼드 보강이 아닌,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리빌딩을 의미하며, 그 흐름의 중심에서 손흥민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의 이별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팀의 상징성과 리더십을 갖춘 선수와 아름다운 작별을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몇 시즌 간 이어진 잦은 부상과 기량 저하, 그리고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기념비적 성과는 작별의 적기로 읽힐 수 있다"라며, "프랭크 감독의 부임은 토트넘의 '새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까지 남아있지만, 실질적으로 1년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구단이 현금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사우디 프로리그 팀들과 페네르바체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며, 구단은 이적료 2,500만 파운드(약 461억 원) 내외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손흥민의 거취는 단순한 이적 그 이상이다. 이는 토트넘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한 시대를 이끌어온 레전드와 어떤 방식으로 작별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다. /[email protected]